생날선생-유흥에 빠진 손자 길들이기
할아버지와 부모님 모두 교육자인 집안에서 태어난 주호. 평범하게 살아가는 젊은이었지만 할아버지가 로또에 당첨되면서 전혀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다. 온갖 유흥에 돈을 펑펑 써대며 화려한 인생을 만끽하면서 살게 되지만, 어느 날 할아버지는 하나 밖에 없는 손자가 이런 식으로 사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상속을 대가로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박건형과 김효진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생날선생은 애초부터 이미 어른으로 성장한 사람이 아닌 청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회의가 든다. 기대 이상으로 열연한 박건형과 가끔 터져 나오는 웃음은 이미 유죄 평결이 내려진 처참한 평가들을 고려하고 감상한다면 그럭저럭 즐길만하다.
히노키오-나무 로봇과 아이들의 소통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휠체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된 사토루. 마침 원격조종 로봇의 대리 등교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첫 수혜자로 사토루가 선정된다. 반 친구들은 노송 나무로 만들어진 로봇에게 히노키오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호기심을 보인다. 하지만 로봇 공학자인 아빠와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지독한 은둔형 성격으로 변모한 사토루는 그가 조종하는 히노키오를 통해서도 반 친구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언뜻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를 연상케 하는 일본 영화 히노키오는 아역 배우들의 놀라운 연기와 수준 높은 특수효과와 잔잔한 감동까지 다양한 매력을 갖춘 모범적인 가족 영화다.
카포티-살인마 내면 관찰하는 작가
1959년, 미국 캔자스주 농장의 일가족 4명이 두명의 남자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신문에서 기사를 읽은 트루먼 카포티는 작가적 영감으로 친구 작가 하퍼 리와 함께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두 살인마를 만난다. 두 살인마 중 내성적인 페리에게 주목한 카포티는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감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인간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페리는 결국 자신과 비슷한 불우한 성장기를 보낸 카포티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사건 당일 밤의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를 털어놓기 시작하지만, 자신의 완벽한 기억력으로 사상 최초의 논픽션 소설을 쓰던 카포티는 페리가 결정적인 사실 한가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올해 오스카 시상식의 열렬한 환대를 비롯해 각계의 평단에서 사랑을 듬뿍 받은 영화 ‘카포티’. 신인 감독 베넷 밀러의 연출력도 훌륭하지만, 트루먼 카포티를 연기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의 가공할 연기력은 실로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