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화법, 제정단계부터 `하자` 파문

 행정자치부와 자치정보화조합이 추진중인 ‘지역정보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제정이 기존 법안과의 상충 및 기금 설립 강행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번 법안에서 지자체는 ‘지역정보화 기본·시행계획’을 의무 수립하도록 돼 있으나, 이 같은 조항은 기존 정보화촉진기본법 등에 명시돼 있어 일선 지역자치단체의 정보화 담당자들에게 이중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11조 1항에 명시된 ‘정보화책임관’의 구성·운용 역시 이미 정보화기본법과 전자정부법 등에서 CIO의 지정 운용을 명문화하고 있다.

 5년 단위로 확정된 지역정보화 기본계획의 수립 연한도 문제다. 지역정보화는 그 특성상 해당 지자체 기관장의 정보화 의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기관장 임기(4년)와 어긋난 계획수립 사이클을 고수,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현재와 같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IT환경 하에서 5년 단위의 계획 수립은 계획안 자체를 무용지물화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 법안의 제23조 1항에 따르면 ‘지역정보화촉진기금’이 새로 만들어져 운용된다. 하지만 이는 각종 기금의 폐지·축소를 지향하고 있는 정부의 기조에 역행하는 조치로 향후 기획예산처 등과 정책적 마찰이 우려된다.

 정충식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정보화의 주무 기관이 되는 ‘자치정보화조합’의 설립 근거는 법안 어디에도 없고, 여전히 전자정부법에 의지해 운영되는 등 법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이 충실하지 못하다”며 “법안 자체가 전체적으로 급조된 인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치정보화조합은 11일 오후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 회의실에서 행정자치부 후원으로 ‘지역정보화 법제화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