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달청과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기업소모성자재(MRO) 구매대행 입찰공고가 잇따라 나오면서 MRO e마켓플레이스 업계가 수주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인 규모와는 달리 수익성 면에서는 이익을 기대하기 힘든데다 배송 등 까다로운 납품조건을 만족시키기도 만만찮아 ‘수주해도 걱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를 놓칠 수도 없지만 사업자로 선정돼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조달청·우정사업본부 일제히 입찰공고=최근 MRO 구매대행 입찰공고를 낸 조달청은 이달 말까지 사업제안서를 받아 늦어도 내달 초 MRO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당초 5월 말 단일 사업자 선정을 위해 공고를 냈으나 우여곡절 끝에 복수 사업자 선정으로 방침을 바꿨으며 컨소시엄을 많이 구성할수록 가점을 많이 주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달청의 MRO 구매물량은 연간 300억∼4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우정사업본부도 현재 220개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MRO e마켓 위탁구매를 전국 3000여개 우체국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입찰 공고를 냈으며 이달 22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다.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전국 규모로 확대할 경우 연간 100억원 가량의 물량은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업계 프로젝트 수주 총력전=올해 대형 신규 프로젝트가 급감한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이들 프로젝트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상당수의 담당 실무진들은 여름휴가도 반납한채 제안서 작성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다.
아이마켓의 경우 유영석상무를 팀장으로 해서 수주 전략을 짜고 있으며 지난해 우정사업본부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이 있는 서브원은 조달청 프로젝트도 수주하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엔투비 역시 올 상반기 몇몇 공공기관 고객사 확보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이외에 오피스 용품 전문업체들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 남주기는 아깝고, 해도 걱정이고=그러나 상당수의 업체 관계자들은 프로젝트를 수주하더라도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 프로젝트 특성상 마진을 거의 기대하기 힘든 것은 물론 납품조건이 까다로워 허울만 좋고 실속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조달청의 경우 2만개에 가까운 수요처에 대한 통합배송을 요구하면서도 세금계산서는 기관별·건별로 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또 기존 물품 공급자의 잔여 계약기간 문제로 발주품목의 50∼60% 가량이 이미 제품이 지정돼 나온 것도 당장은 소싱의 여지가 줄어들어 아쉽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달청 등이 MRO 구매를 아웃소싱키로 한 것은 획기적인 일이지만 초기에는 컨소시엄 업체간 수익배분이나 배송 문제 등에서 여러가지 마찰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남주기는 아깝고 직접 하기는 부담스러운 ‘계륵’인 셈”이라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