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샤프의 LCD 8세대 라인 투자에 맞서 LG필립스LCD·AU옵트로닉스 등 한국과 대만의 LCD 업체들이 잇따라 최첨단 생산라인 건설을 연기함에 따라 세계 LCD 패널 시장의 투자 전략이 양분화 구도로 갈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LG필립스LCD(LPL)와 AU옵트로닉스(AUO)에 이어 지난주 치메이도 7.5세대 라인(19050×2250㎜) 증설을 연기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미 8세대 라인을 가공한 샤프, 약 19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공동 투자해 8세대 라인 건설에 나선 삼성전자·소니 등 3개사를 제외한 LCD 전문업체들의 연합전선이 구축됐다.
사실상 두 진영으로 갈린 세계 LCD 업계의 투자 전략으로 가격 경쟁 구도와 대형 LCD 패널 표준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치메이는 지난 10일 7.5세대 라인 증설을 늦추고 이미 착공된 8세대 공장 가동 시기도 당초 오는 2008년에서 더 늦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LPL은 8세대 라인 건설을 연기했고 AUO도 7.5세대 제2공장 착공 시기를 2008년으로 연기한 바 있다.
LPL 등 전문 생산업체 3사의 잇따른 투자 연기는 올 1분기(4∼6월) TV용 패널 출하가 예상보다 저조해 실적이 악화되는 등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 따른 고육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기간에 LPL은 적자 전환했고 치메이도 손익이 9억4400만 대만 달러(약 280억원) 적자(전년 동기는 17억 대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AUO는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60%나 격감했다.
이처럼 TV용 패널의 공급 과잉에 따라 고생한 전문업체들 사이에서는 대형 TV용 패널로 특화한 최첨단 공장보다는 당분간 TV와 노트북PC에 모두 공급할 수 있는 5.5세대, 6세대 생산라인의 투자가 시급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치메이 측은 “패널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더 급하다”며 첨단 라인 투자 연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비해 샤프는 이달 세계 최초로 가메야마 8세대 공장을 가동시켰다. 삼성과 소니의 LCD 합작사인 S-LCD도 8세대 공장을 내년 가을부터 가동시킬 예정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