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지형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일대혁명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카트라이더’나 ‘피파온라인’ 같은 인기 온라인게임이 휴대폰에서 똑같이 구현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금까지 플랫폼의 한계로 그래픽과 스토리전개 등에 제약을 받아왔던 모바일게임이 PC온라인게임 수준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맞게 될 전망이다. 또 인기 온라인게임의 모바일화도 급진전하는 등 플랫폼의 경계가 무너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의 한 회의실에선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만한 대 사건이 벌어졌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인기 온라인게임이 휴대폰 상에서 그대로 재현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기존에 인기 온라인게임의 캐릭터나 이름만 따서 만든 모바일게임이 수 십종에 이르지만, 이처럼 기존 온라인게임이 그대로 휴대폰상에 구현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온라인게임을 휴대폰에서 그대로 인식하는 신개념 모바일플랫폼을 개발한 이스라엘의 게임스트리마의 플랫폼을 시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에 고무된 SK텔레콤은 이 솔루션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율의 압축·복원 기술과 스트리밍 기술을 응용한 이 플랫폼이 상용화된다면,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간 구분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유·무선 연동에 대한 준비를 많이하고 있다”며 “최근 이스라엘 업체로부터 스트리밍 솔루션을 들여와 시범 서비스를 마치는등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방대한 온라인게임이 어떻게 휴대폰에서 구현될까. 개념은 이렇다. 게임은 PC서버에서 이루어지며, 그 내용을 압축, 휴대폰으로 뿌려주면, ‘런처’라고 불리는 간단한 프로그램을 통해 보고 다시 게임 진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될 경우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해 ‘카트라이더’와 같은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SK텔레콤이 이 플랫폼을 전격 채택할 경우 장차 모바일 게임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미 이를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는 상태다. 단지 휴대폰 서비스 이용시 가장 부담되는 것은 가격.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이미 ‘T’라는 신규 브랜드를 내놓으며 공략에 나서는 한편 가격도 월정액 2만5000원선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대면 일반적인 초고속인터넷과 별반 차이가 없는 만큼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철저한 준비를 진행중에 있어 유·무선 사업의 성공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게임업계는 이에따라 향후 불어닥칠 후폭풍을 타진 타진하는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유·무선 연동이 본격화되는 시점인 향후 2년 내에 이 서비스로 인해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때가 되면 휴대폰과 PC의 경계선이 사라지게 돼 이에 맞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업체들은 잃는 것 보다는 얻어지는 것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원소스멀티유즈 개념의 서비스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유저를 위한 마케팅 툴로도 활용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신규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이 생기는 까닭이다. 온라인게임이 휴대폰에서 그대로 서비스되면 현재의 모바일게임들은 경쟁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온라인게임업체를 상대할 만한 자본력이나 기술력을 갖추기 못한 중소 모바일 업체들의 줄도산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이 이처럼 새로운 모바일게임 플랫폼 도입에 전격적으로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 플랫폼이 상용화될 경우 그동안 유·무선 연동 서비스 시장을 노려왔던 SK텔레콤이 단숨에 주도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장기비전을 통해 2007년 중 유·무선 연동게임을 통한 종합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SK텔레콤이 휴대폰을 통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게임업계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전략인 셈이다.
이를 위해 유·무선 연동사업은 SK텔레콤의 중점사업으로 부각됐고 이를 원활하게 진행시키기 위해 주력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 내에 구비된 서버에 온라인게임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의 퍼블리셔로 위치를 공고히 할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초고속 인터넷망에 비견되는 속도인 초고속무선망(최고 다운로드 속도 12M)이 현실화되면서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이에 걸맞은 게임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었다.
이와함께 게임콘텐츠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새 플랫폼이 본격 도입될 경우 기존 모바일업체들은 그야말로 극한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너도나도 모바일쪽으로 서비스영역을 넓히려 들게 뻔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모바일업체들의 자구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모바일게임업체들에도 시간적 여유는 있다. 현재 SK텔레콤이 사업의 기반으로 고려하고 있는 HSDPA(하향고속화패킷접속방식: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망이나 와이브로를 구현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상태다. 때문에 이 문제를 선결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HSDPA나 와이브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와함께 휴대폰의 기술적 진보도 뒤따라야 한다. 휴대폰의 경우 게임을 실행하기에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디스플레이의 한계다. 또한 휴대폰의 그래픽 성능과 함께 PC환경과 전혀 틀린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초고속망 아래에서의 서버 안정화다. 유선상에서도 서버 안정화가 문제를 발생시키는 상황에서 불안정한 무선망에 대해 확신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최근 시범 서비스를 했을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렸을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고민하고 있다”며 “상용화 단계에 들어가면 제 문제점은 개선돼야 하지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