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아이템 거래중계 업체가 국내 동종 업체인 아이템매니아를 인수한데 이어 방문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이템베이와도 인수를 위한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온라인게임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한 과세와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해외 매각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IGE닷컴은 최근 국내 최대 아이템 중계 사이트인 아이템베이를 사실상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IGE닷컴이 아이템베이를 인수하는데 투입한 비용은 800∼900억원선으로 추정되며 아이템베이 최대 주주인 김치현 사장은 480억원 가량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IGE닷컴은 최근 2년사이 ‘월드오브 워크래프트’가 흥행하면서 이를 중심으로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이 형성돼 급성장한 회사다. IGE닷컴이 한국 아이템 거래 중계 사이트 인수에 적극 나서는 것은 한국이 가장 큰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록 두 회사를 인수하는데 1300억원 가량을 썼지만 한국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 규모가 연간 1조원대를 넘어서고 있고, 아이템매니아와 아이템베이의 시장 점유율이 60%를 크게 웃돌아 투자회수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아이템 중계 사이트들의 인수·합병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검찰이 아이템 현금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한데 이어 정부에서도 어떤 방법으로든 제재를 가할 의사를 밝혀 국내 중계 사이트들의 행동에 제약이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IGE가 만약 외국에 서버를 두고 중계 서비스를 할 경우 현금거래에 대한 세금 부과와 제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아이템 중계 사이트들이 해외에 서버를 두는 경우에 대한 대책도 적극 강구중인 상태로 이미 정부에서 (아이템 현금거래의) 심각성을 인지한 만큼 올 하반기 정책방향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빠른 시일 내에 아이템 현금거래에 제재 수위를 확정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템 거래 전문가들은 “아이템 거래의 적법 유무를 떠나 대한민국이 개발한 사이버 자산 거래 모델이 해외로 고스란히 넘어갔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