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빅리버

[스크린]빅리버

 새 일본 영화 ‘빅 리버’가 관객을 불러들이는 첫 번째 요소는 배우다.

 올해 ‘메종 드 히미코’ ‘스크랩 헤븐’ ‘유레루’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면서 적지 않은 인기를 모은 오다기리 조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에는 카우보이풍의 히피족으로 변신해 100% 영어 연기에 도전한다.

 뉴욕의 사회 문제와 다인종 문화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감독 후나하시 아츠시는 이 영화를 통해 9·11 테러 이후 황량해진 미국의 풍경을 ‘로드무비’ 형식을 빌어 우회적으로 그려낸다.

 미국 애리조나 주의 광활한 사막, 일본인 히치하이커 텟페이(오다기리 조)는 부인을 찾으러 미국에 왔다가 사막 한 가운데서 고장난 차 때문에 난처해하는 파키스탄인 알리(카비 라즈)를 만난다.

 주유소에 연료를 구하러 가는 길에 이들은 우연히 미국 여성 세라(클로에 스나이더)와 만나 인종과 언어의 벽을 허물고 서서히 친구가 된다.

 주연 배우가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하는 첫 번째 요소라면 관객들은 곧 사막의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끝없는 길이 선사하는 로드무비의 매력에 매료된다.

 영화 속 서부극 스턴트 쇼가 열리는 장소는 역시 담담한 시선으로 미국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짐 자무시 감독의 ‘데드맨’의 로케이션 장소이기도 하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