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전라남도교육과학연구원 1층 대강당. 한국공학한림원(회장 윤종용)과 전라남도교육과학연구원(원장 문이종)이 공동으로 마련한 ‘과학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사연수’에 참여한 전남지역 중등 과학교사 120명이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의 특강을 듣고 있었다. 지난달 24일부터 18일까지 4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열심히 메모를 하는 등 모처럼 학생의 신분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날 ‘기술의 흐름과 미래의 성장산업’이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선 손 전 원장은 인류 발전은 도구 발명의 역사와 21세기 승자의 조건, 공학 인재 양성의 문제점이라는 3가지 주제 발표를 통해 정보기술(IT)의 발전과 이공계 인력양성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IT·나노기술(NT)·생명기술(BT) 등과 전통기술의 융합, 서비스와 솔루션, 기초 원천기술의 확보, 질 위주의 경쟁시대가 도래했으며 인재경쟁이 불가피한 21세기에서는 속도, 융·복합과 시너지, 변화와 혁신이 최종 승자의 조건이라고 강조할 때는 참여 교사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손 전 원장은 70년대는 최고 경영자(CEO)를 원했으나 80년대 들어서는 테크노 CEO 즉, 기술을 아는 전략가가 필요했으며, 90년대부터는 변화를 실천하는 혁신가인 최고혁신관리자(CInO:Chief of INovation Office)가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이공계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암기위주와 실생활과의 괴리감 있는 실험환경, 과학적 흥미 및 관심 저하 등의 요인으로 이공계 진학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꿈나무 과학교실’을 운영하는 등 과학생활화의 붐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교사들은 동의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광윤 진도 고성중 교사(47)는 “오늘 강의에서는 실제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과학기술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면서 “오늘 배운 이공계 교육의 중요성 및 문제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남중에서 생물과목을 가르치고 있다는 하애련 교사(42)는 “단순히 교재에 의존한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과학기술의 흐름을 배우고 교실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도 직접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어떻게 하면 과학 수업을 좀 더 재미있게 해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경험이 된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기술 및 산업의 중요성과 현주소를 올바르게 이해시키고 이공계 인력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여름과 겨울 방학기간에 과학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기술중심 사회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이공계 교육의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에는 김현도 삼성전자 인사팀 채용총괄부장이 2시간 동안 ‘디지털 경영환경 변화와 미래의 인재 상’이라는 주제의 특강도 실시됐다. 김 부장은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지식과 감성의 융합 시대를 맞아 교사들에게 변화에 대응하고 모험심과 도전 정신을 갖고 있으며 상식과 기존 틀을 깰 줄 아는 창조적인 인재 육성을 당부했다.
교육에 이어 연수 사흘째인 17일에 참여교사들은 3개 조로 나눠 광주삼성전자와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와 한국광기술원, 조선대와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과학과 산업이 조화된 새로운 경험을 했다.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조벽 미시간공대 교수의 ‘과학교육의 목적과 방향, 새 시대 교수법’에 대해 특강을 마지막으로 이번 연수의 모든 일정은 끝이 난다.
남상욱 한국공학한림원 행정실장은 “과학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서울시에 이어 올해 부산과 전남지역의 과학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했다”면서 “앞으로도 우수한 공학기술인을 발굴하고 창조적인 공학기술 개발 및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인터뷰-김장환 전남도교육감
“전남지역은 농어촌과 도서벽지가 많기 때문에 교육 정보화 사업도 도농 간의 교육격차 해소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인터넷 교육방송과 PC정비소 운영 등 차별화된 교육정보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장환 전남도교육감(69)은 “지난 2003년 4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국한 전남인터넷교육방송은 지금까지 총 9000여편의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중”이라며 “우수한 교육용 콘텐츠 지원으로 도농 간 교육격차 해소와 함께 공교육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낡고 고장난 PC를 수리하거나 업그레이드해 재보급하는 PC정비소 사업을 소개한 그는 “올 상반기에만 업그레이드 PC 1만4500여대 등으로 43억6000만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면서 “지난 2004년도 감사원 우수사례, 2005년도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될 정도로 모범 사업”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교육정보화 예산으로 총 152억여 원을 편성해 PC보급 및 정비(25억원), 학내전산망 구축(17억원), 컴퓨터통신료지원(46억원),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수용 SW개발 및 보급(2억1000여만원)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전남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교육방송에 이어 원격교육시스템과 사이버가정학습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수업 결손을 방지하고 사교육비를 경감시키며 보충 심화학습기회도 제공해 반응이 좋습니다.”
김 교육감은 “특히 사이버가정학습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이버가정학습 연구학교를 초·중·고에 각각 1개교씩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력진단평가 시스템·커뮤니티·블로그·아바타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의 질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민선 4대에 이어 제5대 교육감으로 연임에 성공한 그는 “오는 2009년 10월까지인 임기 중에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인재 육성을 위해 e-러닝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농어촌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환경 및 기회를 제공하고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보기술(IT) 영재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등 IT 꿈나무 조기 발굴 및 육성에도 만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박종일 여수 율촌중 교사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새로운 과학기술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과학과목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수업을 마련해 볼 생각입니다.”
과학교사 연수에 참여한 박종일 여수 율촌중 교사(45)는 “개별 학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가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하면서 다시 한번 과학기술의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면서 “특히 수년 간 기업체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채용한 전문가로부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20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박 교사는 “요즘 과학기술의 흐름이 너무 빠르고 신제품 및 신기술이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었다”면서 “교육청 외에 한국공학한림원 등 외부기관에서 이러한 과학 연수 프로그램이 더 많이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학교에서는 고등학교에 비해 내신 성적경쟁이 덜 치열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과학과목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장차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이공계 활성화 대책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요즘 학생 및 부모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진학과 취학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취득하고 있습니다. 학교나 교사에게 정보를 듣는 시대는 이미 지나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에 맞춰 과학과목도 e-러닝으로 개편하고, 진정으로 과학영재를 키울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박 교사는 “이번 연수를 통해 그동안 나태하고 부족한 내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교사나 아이들이 새로운 과학기술의 흐름을 뒤떨어지지 않게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문보내기 캠페인 참여 업체-KTNET
지난 91년 설립된 KTNET은 상역·외환·수출입통관·물류·대금결제·전자민원에 이르는 모든 수출입 업무를 자동화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업으로 무역업무 처리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무역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 KTNET은 국가 전략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e-트레이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국내는 물론 해외국가간 모든 무역프로세스가 ‘원스톱’ 처리되는 새로운 전자무역시대 개막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e-트레이드 세계 일류기업’이라는 기업비전을 달성한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신동식 사장
“청소년은 국가의 미래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렇다 할 놀이문화와 문화공간 부재로 인해 인터넷과 게임 등 폭력적이고 정적인 것에 몰입해있는 청소년의 정신적 건강은 날로 황폐화돼고 있습니다.
이에 청소년들이 빠르고 정확한 정보 습득을 통해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고 가슴이 넓고 진취적인 기상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면 나라의 미래 또한 자연스럽게 밝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신동식 KTNET 사장은 최근 청소년의 인터넷·게임 중독을 우려하며 올바른 IT 활용문화 정착을 통해 나라의 미래인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