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임훈 선익시스템 부사장(CFO)

[C­레벨과 차 한잔]임훈 선익시스템 부사장(CFO)

 ‘CFO 외길 20년’

임 훈 (47세) 선익시스템 부사장은 금융통이다. 지난 84년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한외종합금융에 입사, 98년까지 만 15년간 금융계에 젊음을 쏟았다.

미국 UC 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한 임 부사장은 이후 솔트웍스와 넥서스투자 등에서도 4년여간 CFO로서 한 길만 고집한 정통 금융맨이다.

지난 2004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작업체 선익시스템에 합류한 그는 변함없이 CFO로서 안팎의 살림살이를 챙기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배운 게 도둑질(?)’ 밖에 그렇단다. 자신은 CFO로서, 첨단 기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문외한이라고 자처한다. 하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었다간 큰 코 다친다.

임 부사장과 이야기 하다보면 그의 20년 전공인 재무 및 회계 분야는 물론이고 생소한 첨단 기술 흐름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개개인의 업무를 나누는 것은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임 부사장은 “자신의 고유 업무 못지 않게 경계를 뛰어넘는 업무 욕심이 능력을 배가시키고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말한다.

이런 소신을 갖고 있기에 CFO로서의 활동 못지 않게 마케팅 전사로서의 역할도 충실하게 해내고 있다. 그가 기술에 대해 잘 모른다고 스스로 손사래를 치면서도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중국과 유럽의 장기간 해외 출장도 마다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 부사장은 “특정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는 후배에게 100% 신뢰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말한다. 임 부사장과 대화를 나눠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는 다양한 화제거리와 거침없는 말투로 상대방을 매료시키는 특유의 친화력도 그만의 장점이다.

이처럼 20년 정통 CFO로서의 관록과 친화력을 겸비한 임 부사장의 역량은 지난 해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지난 해 미래에셋 PEF 및 미래벤처투자, 한국투자 파트너스 등 3개 투자회사로부터 8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중심에 그가 있었던 것이다. 임 부사장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웃는다.

학창 시절 줄곧 1등을 놓지지 않았던 임 부사장은 OLED 장비 분야를 일본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우리나라가 야구 역사에서 30년 앞선 일본을 2차례나 격파했다”며 대한민국의 저력이 OLED 장비 분야에서도 발휘될 D-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