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송승훈 하이쎌 사장

[CEO가 만난 세상]송승훈 하이쎌 사장

“기술력과 실적이 우선입니다. 소유권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송승훈 하이쎌 사장(41)은 창업자면서도 회사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코스닥 등록 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다. 창업자라도 소유권을 잃으면 회사를 떠나는 게 상례지만 송 사장은 자금 마련을 위해 자기 지분을 처분하고도 백의종군하고 있다.

 대우고등기술연구소 출신으로 부품 업체인 엔투에이를 설립한 송 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하이쎌과 합병했고 대표이사 자리를 맡게 됐다. 운영 상태가 썩 좋지 않은 상태에서 송 사장은 합병 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부문을 과감히 포기하고 주력인 디스플레이 필름과 백라이트유닛·카메라모듈 등에 역량을 집중했다. 여기에 기존 정밀 가공 및 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카메라모듈용 렌즈 사업에 진출했다.

 “하이쎌의 목표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초정밀 가공은 일본이 세계 최고지만 곧 따라잡을 자신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밀가공이라고 하면 10㎛ 정도의 정밀도를 말하는데 초정밀 가공은 이보다 10배나 높은 0.1㎛의 정밀도가 필요하다. 0.1㎛는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이다. 하이쎌은 0.1㎛ 수준의 초정밀 가공 기술을 갖고 있다.

 송 사장은 초정밀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렌즈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한번에 16개의 렌즈를 찍어낼 수 있는 금형을 개발, 비용 감소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렌즈 시장 내 선두권 진입을 올해 안에 실현할 계획이다.

 기존 디스플레이용 필름이나 백라이트유닛 사업도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마루스솔루션이란 업체를 인수, 휴대폰용 BTB 커넥터 사업에도 진출했다. 그 결과 하이쎌은 지난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송 사장은 하반기에는 신규사업 진출과 외부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한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송 사장은 “올 상반기에 국내 휴대폰 업계가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결과로 일시적인 실적호전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하반기부터는 기존 사업에 대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에도 주력할 예정”이라며 “다만 무리하게 자기 주식을 매각하거나 유상증자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