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국산 온라인 게임으로 전세계를 누빈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신화가 다시한번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라비티(대표 류일영)은 12일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2’에 대한 해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64개국에 진출함으로써 온라인게임의 신화를 이뤘던 ‘라그나로크’가 또다시 세계 온라인게임계를 뒤흔들 것인가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라비티 한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온라인2’에 대한 외국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라그나로크’보다 더 많은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 ‘라그나로크 온라인(이하 라그나로크)’의 라그페스티벌이 열린 삼성동 코엑스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라그나로크’의 모든 것을 보여준 이날 행사에 유저들이 대거 참가함으로써 ‘라그나로크’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글로벌 게임답게 12개국에서 33명의 해외 유저가 참석,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고대해 왔던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하 라그나로크2)’의 화려한 등장이었다. 그라비티는 이날 새로운 스크린샷과 함께 캐릭터를 공개했는데 행사장을 메운 유저들은 ‘라그나로크2’ 앞을 떠나지 않았다. 이와함께 이날 그라비티는 000000 등 6개국과의 판권계약을 체결, ‘라그나로크2’의 글로벌 게임 진출을 공식선언했다.‘라그나로크2’의 전작인 ‘라그나로크’는 국내 온라인게임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해 온라인게임에 생소한 수많은 국가에 온라인게임이 무엇인가를 알려준 전도사역할을 톡톡이 했기 때문이다. 또 여성 유저들을 MMORPG의 세계로 끌어들인 게임이기도 하다.
‘라그나로크’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업체들은 내수시장 공략에만 주력했다. 하지만 그라비티는 철저하게 해외 중심의 게임으로 ‘라그나로크’를 성장시켰다. 이로써 64개국에 수출됐으며 지금 현재도 48개국에서 서비스가 진행 중에 있다. 지구촌 어디를 가더라도 ‘라그나로크’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에서는 ‘라그나로크’ 붐을 일으키며 온라인게임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일본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의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국내 업체의 일본 진출을 이끌어냈다. ‘라그나로크’의 최대 동시접속자수는 국내의 경우 얼마였고 매출 얼마를 기록한바 있다.
또 ‘라그나로크’가 오픈베타를 실시했던 2000년도 MMORPG인 ‘리니지’ 등이 있었지만 여성 유저들로부터는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라그나로크’에 대해 여성 유저들의 반응은 상상외로 폭발적이었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대등해질 정도로 여성 유저들은 ‘라그나로크’를 즐겼고 그동안 불모지로 여겨졌던 여성층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라그나로크2’는 ‘라그나로크’처럼 글로벌 게임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라비티도 이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 12일 6개국과 동시에 계약을 진행했다. 그라비티가 이날 6개국과의 계약을 동시에 발표한 것은 그만큼 ‘라그나로크2’를 글로벌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함축돼 있는 것이다. 그라비티 내부에서는 이미 ‘라그나로크’을 성공시킨 전례가 있는 만큼 ‘라그나로크2’의 글로벌화가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라그나로크2’의 글로벌 게임 자리매김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그나로크’를 접해본 해외 유저들이 ‘라그나로크2’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유저들의 요구는 자연스럽게 ‘라그나로크2’의 해외진출로 이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여기에 그라비티가 갖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 망과 해외지역에 대한 정보는 ‘라그나로크2’의 글로벌화를 한층 빠르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2’의 세계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도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공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라그나로크’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뚜렷한 게임 출시를 하지못한 그라비티로서는 ‘라그나로크2’에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라비티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게임을 개발해 퍼블리싱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라그나로크2’에 거는 기대가 가장 큰 상황”이라며 “더이상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이처럼 ‘라그나로크2’가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큰 것을 사실이지만 전작 ‘라그나로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게임성이 밑받침 돼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미 ‘라그나로크2’가 글로벌을 위한 토대는 만들었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게임성으로는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라그나로크’가 해외진출을 할 당시에는 경쟁작들이 별로 없었지만 최근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자국에서 온라인게임을 대거 개발하는 등 시장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도 변수다.
이에따라 업계에선 그라비티가 예전보다 더 밀도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기반이 잡혀있다 등의 생각은 방심이며 금물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따라서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2’의 글로벌화를 위한 체계적인 마케팅을 수립하고 게임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있다. 또 게이머들의 온라인게임 취향 등을 ‘라그나로크2’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그나로크2’가 다른 경쟁작에 비해 글로벌 게임이 될 수 있는 제반 여건은 갖추고 있지만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게임성을 높이는데 힘을 모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