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possible]`놈투` 단 한번의 도전으로 엔딩보기

삼복더위에 지쳐 무기력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들만한 불가능 미션이 주어졌다. 미션은 ‘놈투’의 컨셉트답게 황당하고도 어려운 것이었으니 바로 단 한번의 기회를 살려 엔딩을 보라는 것. 100년 만에 온 무더위에 황당 미션까지…. 무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지난 번 미션 실패 후 얼마나 기다려 왔던 새로운 임무인가! 정신을 추스르고 이번 만큼은 반드시 성공하리라 굳게 마음 먹었다.

‘놈투’의 엔딩을 임 여러차례 경험한바 있다. 하지만 단 한차례 도전으로 엔딩을 보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이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개발사에 문의한 결과 ‘놈투’ 마니아 중 최고수의 반열에 오른 몇몇 유저들만이 이 황당미션을 성공했다는 첩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놈투’ 마니아로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시작한 첫 도전에서 한 스테이지만을 클리어하고 게임오버가 되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오랜만이라 아직 몸이 덜 풀려서 일 것’이라 자위하며 다시 한번 도전했다. 하지만 결과는 별반 다름이 없었다. 첫 도전보다 많은 거리를 달렸지만 갑작스레 일어서서 다가오는 불링몬에 놀라 주춤하는 사이 여러차례 데미지를 입고 쓰러져 버렸다. ‘거 참 이상하네. 꾀 잘하는 게임이었는데’ 곰곰히 문제점을 짚어봤다.

첫 도전과 두 번째 도전과정이 영상처럼 머릿속을 스쳐갔다. 그리고 나서 내린 결론은 바로 경험부족이었다. 한참 ‘놈투’를 즐길 때는 어디서 어느 몬스터가 나오고 어떤 지형지물이 숨어서 놈을 기다리고 있는지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놈투’를 접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현시점에서는 새로운 몬스터 등장 하나 하나에 크게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개발사의 도움을 받아 몬스터와 지형지물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이는 기초적인 자료로 사용할 뿐 미션 완수를 위해서는 직접 경험해보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한 번에 새로운 몬스터의 출현 만큼은 반드시 머릿 속에 입력하자’ 이렇게 마음 먹고 다시 도전에 임했다.

심적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를 하다보니 이 후 스테이지들은 쉽게 풀려 나갔다. 위에서 툭 떨어지는 뱀몬도, 링을 잡고 건너야 하는 낭떠러지도 한번 경험하고 나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헤쳐나갈 수 있었다. 드디어 ‘미션 컴플리트’라는 글자가 보이기 시작했다.하지만 머지 않아 이번 미션의 최대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놈투’에서 가장 독특한 시스템인 유체이탈이었다. 스테이지 8에서 우리의 주인공 놈은 몸이 두개로 분리돼 위·아래서 동시에 달리게 된다. 유저는 이를 각기 다른 키(윗놈:1번, 아랫놈:3번)로 컨트롤 해야 한다.

한참 원버튼 형식으로 즐기다 나타나는 유체이탈은 기자에게 큰 혼란을 가져왔다. 시간적 여유를 주긴하지만 갑작스런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시간의 여유만을 가지고선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 어려운 상황은 돌고 돌아 놈이 화면 좌측에서 달릴 때 발생했다. 키의 위치와 위·아래의 구분이 자꾸만 반대로 인식되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된 것이다. 잘 하다가도 화면 좌측에만 도달하면 키를 반대로 사용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컨셉트에 맞게 화면을 돌리면서 해보자’ 첫번째 전략은 놈과 나를 하나로 일치시켜 화면을 돌리면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혼란만 더욱 가중시켰다. 화면을 돌리다 보면 놈이 좌측에 왔을 때 키의 위치와 화면에서 놈의 위치가 정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 이것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히 8번째 스테이지에서 그것도 화면 좌측에 왔을 때 실패하다보니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첫 스테이지부터 다시 도전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가슴을 짓눌렀고 머릿 속에는 과부하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경험만으로는 안되고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지만 특별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유치하지만 속으로 ‘위 아래 위 아래’를 반복하며 플레이를 해보기로 했다. 다시 한번의 도전으로 8번째 스테이지에 도달, 유체이탈 시작과 함께 ‘위 아래 위 아래’를 되풀이하며 플레이 해나갔다. 좌측화면에 입성해서는 더욱 크게 ‘위 아래’를 되내이며 플레이를 했다. ‘오∼되네. 된다. 됐어!’ 유치한 방법이라 생각했던 전략이 먹혀들었다.

머릿 속의 과부하도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 후 유체이탈의 도전은 계속됐고 기자는 직접 개발한 ‘위 아래’ 전법을 구사하며 미션완수를 향해 조금씩 나아갔다.이 미션을 수행하며 지난 번과 달랐던 것은 보스를 상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첫번째 보스인 ‘망각의 뇌’에서 조금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느 정도 이력이 붙은 후에는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다. 두번째 보스인 ‘애증의 혀’ 또한 쇼킹한 컨셉트에 놀란 것을 제외하고는 그리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세번째 보스인 ‘넘’은 달랐다.

자기가 놈이라 주장하는 이 넘(?)을 격파하기 위해선 굉장히 빠른 순간 판단력이 요구된다. 몇번의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자 또 다시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 이대로 계속하다간 나 또한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또 하나의 내가 생겨날 것만 같았다. 빠른 화살표의 변화 타이밍은 읽기 쉽지 않았다. 거의 모든 도전에서 ‘넘’에게 데미지 한번 줘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여기서 힌트를 하나 얻을 수 있었다. 왼쪽 화살표에 맞추려 노력하면 너무 빠른 변화에 모두 오른쪽 화살표에 타이밍이 맞아버리게 된다는 나름의 해석이었다.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반대로 플레이를 해보는 것이었다. 일부러 오른쪽 화살표에 타이밍을 맞춰보자는 생각이었다. ‘놈투’는 역시 모든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작품이다.



이 엉뚱한 전략이 그대로 맞아들어간 것이다. 오른쪽 화살표에 타이밍을 맞추려고 노력하다보니 왼쪽 화살표에 정확한 타이밍을 읽을 수 있었고 결국엔 또 하나의 놈인



‘넘’을 물리칠 수 있었다.

‘넘’을 물리치고 난 후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에 더욱 힘을 냈다. 그러나 ‘놈투’는 그리 호락한 놈(?)이 아니었다. 스테이지 10∼11에서도 계속 새로운 형태의 장애물이 등장했다. 하나 하나 경험을 쌓으며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선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결국 정해진 도전 종료 시간이 다가오고 마지막 도전에 임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단번에 스테이지 10을 통과 11스테이지에 도달했다.

하지만 11단계에서 나타나는 마의 역삼각형 지형을 극복하지 못했다. 단순한 지형적 제약이라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중간 중간에 나타나는 외계인들의 존재가 너무도 큰 위협이었다.

결국 또 하나의 미션이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미션을 경험하며 단 한번의 도전으로 ‘놈투’를 클리어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기자의 계속되는 미션 수행도 조금만 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생겨났다. ‘미션 성공이여∼ 기다려라. 내가 간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