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단행된 ‘피파온라인’과 ‘서든 어택’, ‘그라나도에스파다’의 유료 서비스 전환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또 ‘제라’ ‘썬’ 등 대작들도 조만간 상용화에 돌입할 태세다. 일각에서는 이들 작품들의 초반 성적표가 부진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 게임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오히려 하반기에 매출이 극대화될 것이라며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유료 서비스는 점진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 나간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온라인게임의 유료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아이템 등을 이용한 부분 유료화와 일정 기간동안 무제한 플레이가 가능한 정액제다. 일반적으로 캐주얼게임들은 부분 유료화로 진행되며 MMORPG 등 대작들은 정액제로 상용 서비스가 실시된다. 따라서 이같은 구분에 따라 업체들의 매출 전략도 다소 다르다. 특히 아이템 유료화는 최소한 3∼6개월은 지나야 매출의 극대화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캐주얼게임의 경우 유저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아주 간단한 아이템으로 상용화를 시작한다”며 “점차 수위를 높아가며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아이템까지 포함하면 비로소 유료화에 접어 들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캐주얼게임의 아이템에 대해 유저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특히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까지 손 대기란 쉽지 않다”며 “여름부터 시작했다면 겨울에 수확을 거둔다는 전략으로 프로세스를 진행하는게 이상적이고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부분 유료화는 처음부터 배가 부르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하반기 매출을 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정액제로 실시되는 MMORPG의 입장은 느긋하지만 않다. 유료화가 시작되면 유저들은 할인을 받기 위해 처음부터 장기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반 성적표가 중요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 수치가 떨어질 여지가 크다.
한 퍼블리셔 관계자는 “MMORPG도 부분 유료화와 정액제는 완전히 다른 노선을 걷는다”며 “정액제의 경우 단기간에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동시접속자수의 대폭 하락을 감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유저가 빠져나가는 것은 대단히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다시 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그라나도에스파다’처럼 마니아층이 강하게 결집된 작품은 오히려 상용화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낼 여지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많은 관계자들이 최근 상용화 작품들에 대한 부진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기우"라면서 “지금까지 전례를 비춰봐도 결국 11∼12월에 가서야 여름 시장의 진정한 성적표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여름 상용화의 의미는.
▲여러 작품들이 여름에 유료를 실시하는데 이것은 결국 하반기에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번 시즌에 결론을 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초반 부진은 항상 예상되는 사항이다.
- 상용화의 패턴은 어떻게 나타나나.
▲ 부분 유료화와 정액제는 다르다. 부분 유료화라면 동시접속자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멀리 보고 조금씩 아이템을 교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처음부터 과도하게 아이템을 추가하거나 유료로 바꾸면 엄청난 반발이 발생한다. 정액제는 일단 동시접속자수가 떨어지고 안정을 찾으면 매출이 지속된다. 하향평준화라고 보면 된다.
- 이번 유료화가 하반기 매출로 나타난다는 것인가.
▲ 그렇다. 많은 작품들이 올 여름 시장에서 상용화에 돌입했으나 그것은 하반기를 염두에 둔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8월에 유료로 전환했다고 곧바로 9월부터 많은 매출을 기대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좋은 성적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 겨울 시장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 온라인게임 시장의 최대 수확기는 겨울이다.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보다 겨울의 방학이 더 긴 것이라는 간단한 사실부터 파악해야 한다. 일년 가운데 겨울 시즌에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로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항상 겨울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가장 비수기인 봄을 무난히 넘기기 위해서도 겨울에 많은 매출을 올려야만 한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