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라는 걸 처음엔 몰랐어요.” CCR 해외사업팀에 근무하고 있는 임균령대리의 말이다. 그는 게임사업에 대한 높은 비전을 예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아직도 잘하는 게임이 없을 정도로 게임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지만, 산업적인면에서 그가 판단하는 게임은 일반 유저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게임을 많이 해보고 게임에 대해 전문가가 된다면 업무를 하는데 더 수월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오히려 게임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 제가 하는 일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는 자신이 비록 게임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가 아니기에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가질 수 있는 편견과 자만을 배제한 채 제3자의 입장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관이 개입된다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넘어갈 수 있지만 그녀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처음부터 임대리가 게임회사에 입사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은것은 캐릭터관련 회사였다. “헬로 키티라고 하는 캐릭터의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CCR에서 직원을 채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을 하게 됐고요.”
하지만 그가 게임회사에 입사지원을 한 것은 게임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때문은 아니었다. 당시 모집하던 분야가 중국쪽 업무에 관련된 것이었고, 다른 무엇보다 중국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지원을 한 것이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어요. 2년 정도 중국 북경에 있는 어문대학에서 연수도 마쳤고요. 아마도 그런 것이 계기가 돼 CCR에 입사한 것 같아요. 제가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면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할 수 도 없었을 겁니다.”
그는 중국인과 일상적인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뛰어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배경엔 대학에서의 전공과 2년동안의 어학연수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현재 중국서비스가 원할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현지 서비스업체와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국내에서 지원하는 것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때문에 현지 서비스 업체와 간혹 마찰이 생기지만,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한 걸음 먼저 다가서려 노력하는 것이 통해 이렇다할 어려움은 없습니다.”
예전에 비해 중국에서의 서비스가 상당히 까다로워진 것은 있지만, 그동안의 서비스 경험과 게임에 대한 자신감으로 어려움을 이겨 나간다고 했다. 현재 그녀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은 중화권, 즉 대만과 중국이다. CCR 해외사업팀 5명의 직원가운데 가장 오래된(?) 경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지금은 대만과 중국쪽 업무에 치중돼 있지만 앞으로 한국의 온라인 게임이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보다 많은 나라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비단 저희 게임뿐 아니라 다른 게임들이 지닌 재미도 함께 알릴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앞으로 좀 더 많은 국내의 게임들이 해외에 진출하고 국내 온라인 게임의 우수성을 세계에 전파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개인적으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한다는 임 대리는 “제가 중국어를 배운것도 사실은 아버지의 강요(?) 비슷한 것이 있었지만, 만약 아버지의 권유가 없었다면 게임과 절대 만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게임과 저는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어쩌면 만나지 못했을 게임세상에 대해 그는 매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한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영화와도 다른 특징이죠. 영화가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보여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게임은 유저에게 능동적으로 반응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 속에서 유저는 제3자가 아니라 주인이 돼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죠. 아마도 그런 점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그 속에 빠져 드는 것 같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는 자신은 비록 게임속 주인공은 될 수 없어도 다른 유저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중국 유저나 대만 유저에게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그는 온라인 속에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사절단인 지도 모른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대한민국 게임 속 주인공이 되는 그날까지 그는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