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B사업자들이 잇따라 교통 및 여행자정보 표준 프로토콜(TPEG) 기반의 교통정보 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DMB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서비스 모델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단말기 개발 시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DMB사업자 3사인 KBS·MBC·YTN은 최근 TPEG 기반의 교통정보 서비스를 내달 또는 10월께 잇달아 제공할 계획이다. 3사는 실시간 교통정보, 빠른 길 찾기, 맛집 등 편의시설과 도로 정보 등을 우선 제공하고 회사별로 차별화된 내용을 추가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당분간 콘텐츠 내용이나 다양성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어 유사 서비스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공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데다 사업자마다 서비스 규격도 모두 달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모든 서비스 규격을 만족시켜야 하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이에 따른 시간 및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엇비슷한 서비스 경쟁만 계속될 경우 오히려 전체 산업 발전에 역행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를 비롯한 중소 전용 단말기 업체들은 우선 사업자마다 다른 솔루션을 단말기에 탑재하는 게 부담이다. 3사의 소프트웨어가 단말기에서 모두 작동할 수 있게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금 솔루션인 수신제한시스템(CAS)도 문제다. 현재 지상파DMB용과 TPEG용으로 나뉘어 표준 논란을 빚고 있는 CAS가 병행 사용되고 사업자마다 서로 다른 CAS업체를 선정할 경우 단말기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YTN DMB는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인증 방식으로 과금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단말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DMB 3사의 소프트웨어와 CAS가 모두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단말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화 기구인 한국TPEG포럼의 이상운 의장은 “아직 초기 서비스 단계여서 중복 등 일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궁극적으로는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며 “앞으로 시장 주도권은 향후 누가 전국망을 확보하고 전국 서비스를 할 수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도 오는 10월부터 지상파DMB사업자들에 앞서 시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티유미디어가 지상파DMB사업자들보다 오히려 교통정보 제공에 유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망을 갖춘데다 단일 사업자인만큼 과금체계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유미디어는 현재 전용단말기 업체인 하이온콥과 함께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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