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에어컨 광고물과 카탈로그에 ‘2 in 1’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법원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에어컨으로 국내 사업영역을 확대하려던 하이얼코리아의 사업 전략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진현 부장판사)는 23일 LG전자가 하이얼을 상대로 제출한 상표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하이얼은 에어컨에 ‘2 in 1’ 표장을 사용하면서 ‘2IN1’의 상표권자인 LG측으로부터 허락을 받거나 사용권을 설정받은 바가 없다”며, 하이얼에 대해 “‘2IN1’이나 ‘2 in 1’이라는 표장을 부착 또는 표시한 카탈로그와 선전광고물을 생산·판매·배포·수출·전시해서는 안 되며, 본점과 지점·영업소·창고·매장 등에서 보관 또는 사용중인 카탈로그·선전광고물을 집행관에게 넘기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하이얼 에어컨 제품의 생산·판매·전시도 금지해 달라는 LG측 신청은 기각했다.
이에 대해 하이얼코리아는 “본사에서 아직 답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며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로건 국내에서 하이얼의 위상은 급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LG전자의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바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던 당초 계획도 무위로 돌아간 데다, 올해부터 에어컨 사업의 무게비중을 프리미엄급으로 전환할 것이라던 사업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2IN1’은 실외기 1대로 에어컨 2대를 가동한다는 의미로, 하이얼이 ‘2 in 1’ 표시를 카탈로그, TV 광고 등에 사용하자 LG전자는 지난달 “휘센 ‘2IN1’의 지명도와 신뢰도에 편승하려는 행위”라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