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사된 아리랑 2호 위성이 정상 작동에 들어간 데 이어 엊그제 무궁화 5호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위성강국 대열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제 우리나라는 무궁화 1∼3호를 비롯해 우리별 1∼3호, 과학기술위성 1호, 아리랑 1·2호를 합쳐 모두 10기의 위성을 보유하게 됐다. 위성 개발에 본격 착수한 지 10여년 만에 눈부신 진전을 이룩한 것으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무궁화 5호 위성은 국내 최초의 군 통신위성이자 네 번째 상업용 통신위성으로 민·군 겸용이다. 곧 수명을 다할 무궁화 2호 위성을 대신할 예정으로 대역 중계기 24기를 탑재해 통신 능력이 예전 2호의 갑절에 이른다. 더욱이 위성 전파가 닿는 서비스 지역이 한반도에서 중국·일본 등 동북 아시아지역으로 대폭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지금까지 발사된 위성과는 달리 군사용 위성통신 중계기 12기를 갖춰 아시아 위성통신 시대와 함께 군사 위성통신시대를 동시에 열게 됐다. 이제 우리 군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이 가능해져 미래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의 기반 구축은 물론이고 군 정보통신력과 전력 증강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유선망이나 무전기에 의존해 작전을 수행하는 데 취약했던 점을 위성통신으로 극복해 군통제시스템도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궁화 5호 위성은 성공적으로 발사된 후 궤도 진입과 초기 교신이 매우 순조로운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기까지는 4개월 정도가 걸리고 초기 운용에서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인만큼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기 바란다.
우주산업은 ‘다이아몬드를 낳는 거위’라는 말처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떠올랐다. 여기서 개발된 기술이 다른 첨단산업에 미치는 효과가 크고, 군사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각 국이 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우주공간 이용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세계 유수 정보통신 회사까지 나서서 미래를 향한 거대 우주항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10기의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릴 정도로 우주개발에서 큰 성과를 이룩해 왔지만 여전히 후발국가로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올해 광학관측 위성 아리랑 3A호 개발을 시작으로 내년에 과학기술위성 2호 발사 등 오는 2010년까지 총 9기의 위성을 발사하거나 새로 개발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발사체도 개발하고 있고, 발사센터도 내년 10월 전남 외나로도에 문을 연다.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 때문에 10여년 전 우리를 얕보던 선진국들이 최근 조금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며 시기하는 듯한 말도 흘린다고 한다.
우리가 우주개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포괄해 전략적 계획 수립, 체계적인 접근·투자를 더욱 확고히 유지해야 한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차원에서 인공위성 기술 자립화를 위한 세부계획을 재점검하고 산업 측면의 활용방안도 강구해 주기를 기대한다. 우주개발 사업 규모의 점진적 팽창은 반드시 산업 경쟁력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여기에 위성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현재 국가연구소 중심의 개발체계를 민간기업의 주계약자 체계로 변경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이번 무궁화 위성의 서비스 지역 확대를 계기로 한민족 문화공감대 형성과 함께 한류 문화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위성사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한때 법적 미비로 활용하지 못해 낭비를 초래했던 무궁화 3호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