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파워 ON](10)로봇 경진대회②부천 로보파크 로보원 그랑프리 2006

대회 참가자들이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대회 참가자들이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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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열린 로보원 그랑프리 대회에서 한·일전으로 벌어진 결승게임. 일본의 ‘다이나마이저’가 빠른 몸놀림으로 주변을 돌다가 쉴 새 없이 앞구르기, 뒷구르기 공격을 했다. 한국기술교육대 천병식(27)씨가 조종하는 우리나라의 ‘가제트’는 자세를 낮춰 공격을 받아내다가 순간 스프링 주먹을 뻗어 다이나마이저를 다운시켰다. ‘와∼.’ 로봇끼리의 생생한 육박전에 대회를 지켜보던 200여명의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탄성을 냈다.

50㎝ 크기의 사람모양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을 겨루는 로봇(R)스포츠 ‘로보원(Robo-1)’ 대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R스포츠는 지난 몇년 사이 급성장한 e스포츠에 이어 새로운 디지털 레저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주말인 26일, 국내의 최강자를 가리는 ‘로보파크 로보원 그랑프리 2006’ 대회(http://www.robo-one.or.kr)가 마니아들의 관심속에 부천 로보파크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5월 로보원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천병식씨의 ‘페르세우스’와 ‘이카루스’, 지난 해 광운대-서울산업대전을 우승한 표윤석씨의 ‘헥토르 1, 2’, 일본의 최강자인 ‘마징가’를 쓰러뜨린 김두룡씨의 ‘엑셀레온 블랙캐논’ 등 31대의 로봇이 총출동해 흥미진진한 대결을 벌인다. 이들은 각각 한국기술교육대, 광운대, 서울산업대에서 로봇동아리 활동을 통해 경험을 쌓아온 실력파.

로보원은 최홍만 선수의 진출로 유명해진 케이원을 본떠 2002년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에선 2003년 첫 대회가 치러졌다. 로봇 마니아나 이공계 학생들이 참가하면서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과학기술, 첨단산업의 역량을 키우는 장으로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대회가 단발 이벤트성이거나 국제대회였던 것에 반해 이번 대회는 국내 초대 챔피언을 뽑는 대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한상균 운영본부장은 “우승 로봇은 1년간 챔피언으로서 명예와 지위가 보장되며 임기 내에 개최되는 각종 국내외 로보원 대회에 유리한 시드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는 퍼포먼스를 통해 기본적인 성능을 겨루는 예선과 16개팀이 조별리그와 8강 토너먼트를 벌이는 본선 격투대결로 치러진다. 성능 심사는 걷고 일어나는 능력은 물론 달리기, 공격패턴, 퍼포먼스의 창조성, 로봇의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격투를 벌이는 본선은 폭 2m의 경기장에서 두 로봇이 팔을 뻗거나 몸을 날려 상대 로봇을 다운시키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선 특히 같은 패턴의 공격만으로 넉 다운 승리를 거두지 못하게 해 다양한 공격패턴이 등장하는 볼거리에 신경을 썼다. 이 대회는 MBC게임 채널을 통해 녹화방송돼 저변을 넓히는데도 주력한다.

로보원과 함께 다양한 로봇스포츠들이 마니아층에서 출발해 일반 대중 팬을 끌어들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분야는 50∼100개에 육박하는 팀이 존재하고 있다. 인천 남구와 정보산업진흥원이 주도하는 대한민국로봇대전에는 배틀로봇 70여개 팀과 휴머노이드 60여 팀이 참가해 경기를 벌였고 2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초·중등 학생들도 참가하는 로봇피아드 전국예선에는 무려 2000팀 5000여명이 참가해 2∼3배 늘어난 저변을 확인하기도 해 로봇스포츠 시대를 열고 있다.

◆인터뷰-장성조 한국로보원위원장

“스타크래프트의 임요환 선수 같은 스타를 로봇스포츠 분야에서도 키우는 게 꿈입니다.”

장성조 한국로보원위원장은 3년전 일본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격투 대회를 들여와 꾸준히 키워왔다. 대회가 안착된 올해 이후부터는 대회의 케이블 채널 방송 등을 통해 스타선수를 키워내는 게 새로운 목표가 됐다.

“처음 대회를 시작할 때에 비해 선수층이 크게 두터워지면서 새로운 마니아 문화, 레저스포츠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첨단로봇 기술과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됐기 때문에 국가 성장동력의 화두가 된 지능형 로봇산업 붐과도 맞물려 많은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봅니다.”

장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연중 챔피언전과 2년마다 한번씩의 아시아 로보원 대회를 정례화할 생각이다. 중국의 참여를 정례화해 한·중·일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프로모션에도 나서고 있다.

출범후 지금까지 20여차례의 국내 대회 및 이벤트와 국제대회를 치른데 이어 이젠 대학동아리들간의 리그전, 주니어 대회 등으로 대회를 다양화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일본과 경기를 해보면 우리의 실력이 오히려 앞서지만 꾸준한 활동이라든지 로봇의 성능이라든지 하는 면에서 아직 뒤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3년여간의 대회를 통해 배출된 선수들이 로봇산업 곳곳에서 활동하며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것처럼 많은 성과와 진전을 본 것도 사실이죠.”

장 위원장은 로보원대회가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를 아시아로 확산하는 데는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했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로봇 강국이 되기 위해 일본과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처럼 로봇스포츠 분야에서도 세계로 무대를 키우며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체탐방(19)로봇밸리

로봇밸리

인원(연구인력)= 20명(8명)

설립= 2000년

매출= 2005년 40억원

제품군= 첨단 제조용 지능로봇, 시스템 인티그레이션

회사비전= 첨단 제조용 지능로봇 전문 기업

로봇밸리(대표 박명환 http://www.robotvalley.co.kr)는 지난 2000년, 경남 로봇밸리 사업의 일환으로 창립됐다. 경남도내 첨단 제조용 지능로봇 기술을 선도하는 전문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로봇 자동화 분야에서만 다년간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 지능형 제조로봇 기술 개발 및 고객의 요구에 맞는 최적의 로봇 시스템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제조용 로봇시장은 주로 해외 유명 메이커 로봇을 수입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그치는 현실이다. 반면 로봇밸리는 다관절 소형 로봇을 조선분야 용접 전용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조선회사들이 몰려 있는 경남 지역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 그외에도 선박 청소, 검사, 용접, 도장용 고소(高所)로봇 등 해외에서 고가의 장비를 도입해야만 가능했던 작업을 보다 적은 비용으로 수행토록 하는 첨단 제조용 로봇 장비를 개발해 사업화했다.

로봇 시스템 사업에서도 로봇 전용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단조, 가공핸들링, 도장로봇 시스템 등 각종 산업용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했다. 특히 불안정한 노사관계, 생산인력의 고령화, 3D산업의 기피현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도장 업체, 단조업체 등에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 개발 및 공급으로 비용 절감 및 인력난 해소에 기여했다.

로봇 CAD 시뮬레이션과 로봇 오프라인 프로그램, 주변장치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웨이퍼 이송장치, PDP 진공 로봇, 클린룸용 트래블링 유니트 등 반도체 분야의 로봇도 개발했다.

박명환 사장은 “국내 제조용 로봇 업계는 대부분 대기업과 외국 기업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로봇밸리는 다년간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과 그동안의 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기계 산업 및 메카트로닉스 산업의 최대 집적지인 경남 지역에 첨단 로봇 기술을 뿌리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