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반도체 등 IT제품의 수출 호조가 수출 2000억달러 달성을 앞당겼다.
24일 우리나라 수출 누적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3000억달러 고지 탈환’을 낙관할 수 있게 됐다. 연간 수출 목표치인 3180억달러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24일 기준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200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원화 절상 △고유가 △국제 원자재가 상승의 3중고가 이어지고 있고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많지만 수출만큼은 아직도 순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3000억달러를 넘어선 나라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독일·미국·중국·일본·프랑스·네덜란드·캐나다·영국·벨기에·이탈리아의 10개국에 불과하다.
◇11월 말 사상 처음으로 수출 3000억달러 달성 전망=수출 2000억달러 돌파는 지난해 달성 시점 9월 23일에 비해 한 달 앞당긴 것이다. 2004년에는 10월 22일에 2000억달러를 돌파했었다. 매년 한 달 정도씩 단축되고 있는 추세다.
정준석 산자부 무역투자본부장은 “지금 추세라면 무역의 날 행사가 열리는 11월 말 또는 12월 초에는 사상 최초로 수출 3000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2844억달러였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 추이는 작년 대비 14.1% 증가한 상태로 진행중이다. 3중고에도 불구하고 부품·반도체 등 IT제품과 일반기계·자동차·선박 등 기존 효자 품목의 지속적인 수출 증가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인도와 중남미 등 이머징 마켓의 시장 개척도 수출 호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하반기 고삐 더 죈다=산자부는 하반기 수출 확대를 업무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수출업계와의 공동 대응 및 지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산자부는 우선 환율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상 환보험 지원을 더 확대키로 했다. 수출 확대에 환율 변수는 가장 큰 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해외 마케팅 지원과 함께 국가 수출 브랜드 전략도 강화해 중소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출 효자 업종으로 부상한 플랜트 수출 확대와 전자무역 활성화 대책 등도 병행 추진된다.
해외 모조품 단속에도 적극 대처키로 했다. 이승렬 산자부 서기관은 “중국 등 해외 모조품에 따른 수출 피해가 적지 않아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며 “대중국 수출액 400억달러의 5% 정도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무역수지 감소·중기 대책 마련은 필수=대외 수출 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무역수지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산자부는 올해 무역수지를 120억달러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흑자 231억달러에 비해 4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에너지·원자재 등 수입 단가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의 수출 포기 문제도 대책이 필요하다. 전기·전자업계에서만 지난 18개월 사이에 40%의 수출 기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처 다변화는 긍정적이지만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와 방안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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