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도박장`이 숨어든다

성인오락실 사태가 확산되면서 휴·폐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성인오락실 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 일대에도 대부분 점포가 휴업 안내문만 내건 채 굳게 잠겨 있다.
성인오락실 사태가 확산되면서 휴·폐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성인오락실 밀집지역인 서울 영등포 일대에도 대부분 점포가 휴업 안내문만 내건 채 굳게 잠겨 있다.

 바다이야기·황금성 등 사행성 도박장이 정부 단속의 직격탄을 맞아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들 점조직이 온라인으로 급속 확산되면서 ‘온라인 바다이야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포털에는 ‘바다이야기보다 더 재미있는 온라인 사업’ ‘온라인 전환을 서두를 때입니다’는 온라인 릴게임(바다이야기 같은 그림 맞추기 게임의 통칭)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광고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프라인 게임장이 잇따라 단속을 받으면서 PC 등의 기본 설비를 갖고 있는 업주를 대상으로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에서 곧바로 릴게임을 제공, 베팅과 배당으로 오프라인 게임장과 똑같은 도박을 벌이는 사이트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상품권과 환전소만 없을 뿐, 사이버머니 1원을 현금 1원과 같이 취급해 휴대폰 결제 등으로 판돈을 키우고 요금을 빼가는 방식이어서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검·경이 사실상 밖으로 드러난 사행성 도박장 단속만도 버거운 상황에서 이보다 몇 배는 더 심각한 온라인 도박장 사태가 야기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날 전화가 연결된 한 온라인 도박장 브로커는 “시점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졌다”며 요즘이 오프라인 게임장 단속에 따른 온라인 전환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단속에 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심의를 받지 않기 때문에 환전이 불법이지만 설사 걸리더라도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이어서 벌금 70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게임장에서 PC 50대 정도를 갖고 있다면, 온라인 전환 비용은 3500만∼4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250만∼300만원의 이익이 나오기 때문에 한달 안에 전환 비용은 물론이고 단속에 따른 벌금까지 모두 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온라인 전환 수법은 지극히 교묘하다. 오프라인 도박장에 PC 등을 설치해 놓고, 손님은 온라인에서 유치해 도박판을 벌이는 것이다. 단속을 맞아 휴·폐업하는 업주를 정면으로 노린다. 이 브로커는 “단속이 두려우면 게임장 문을 닫아 놓고 영업하면 되고, 단골 고객에게는 집에 가서 게임을 하라고 하면 된다”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이들 오프라인 게임장의 온라인 전환 사례와 함께 온라인 릴게임 사이트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휴대폰 결제로 도박자금을 쓰게 만들고 있다. 또 대부분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사실상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상태에서 무법천지 영업을 하고 있다.

 김종윤·이진호기자@전자신문, jykim·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