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중국 IT수출 증가율이 2002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이하로 떨어져 심각한 수출위축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둔화가 일시적인 경기요인이 아닌 중국의 부품 및 완제품 생산능력 향상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분석돼 새로운 수출 전략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7월 중국 IT수출은 총 111억5024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중국 IT수출 증가율 28.7%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며 특히 성장률이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중국 IT수출 증가율은 2002년 121%를 정점으로 2003년 59.6%, 2004년 39.2%에 이어 4년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증가율은 1∼7월중 우리나라 전체의 대중국 수출 증가율인 11%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것이어서 수출효자 IT가 제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올해 대중국 IT수출 부진은 중국의 IT제조·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수입품목 변화 등 구조적인 문제와 VK부도로 인한 휴대폰 부품수출의 축소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평섭 무역협회 박사는 “과거 대중국 수출은 중국시장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였으나 최근에는 중국 IT생산·제조 능력 확대 등의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어 심각성이 크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IT품목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주력 IT품목의 수출증가율 둔화는 더 심각하다. 반도체의 경우 올 1∼7월 42억8949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4.5% 증가에 그쳤다. 지난 2004년 대비 117%의 증가율을 거둔 반도체 중국수출 호재가 1년사이 옛말이 됐다. 메모리 반도체는 그나마 낫지만 다이오드 등 나머지는 아예 수출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도 4.6% 증가에 그쳤으며 컴퓨터는 지난해 5.1% 수출감소에 이어 올해 1∼7월에는 8%대로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부문만이 대형 패널 수출이 늘면서 11억742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278% 증가했으나 2∼3년 후에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국 직접 생산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향후 중국 IT수출시장은 완제품과 부품산업 사이에서 나타나는 공백 산업을 누가 제대로 포착하고 공략하느냐에 따라 수출 성패가 좌우될 것”며 “정부와 업계가 이 같은 새로운 전략마련에 빨리 나서지 않으면 중국 수출은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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