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최근 경영위기설의 근원지인 이통부문의 수익률이 갑자기 급증했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일본내 이통사업부문의 수익률은 지난 4월 3.2%에서 두달만에 11.7%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4월 보다폰그룹에서 150억달러에 인수한 일본내 이통사업(보다폰KK)이 치열한 경쟁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좋은 실적이 나온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에서 넘겨받은 고정자산(기지국, 네트워크)의 가치가 당초 알려졌던 90억달러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재무구조에 큰 구멍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부진한 실적을 감추기 위해 보다폰 이통사업의 영업권을 과대계상하는 꼼수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회계상 처리는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소프트뱅크측은 “이통사업의 수익률 향상은 고정자산에 대한 가치산정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더이상의 논평을 거부했다.
하지만 고정자산의 가치가 왜 반토막 났는지, 영업권은 왜 높게 평가됐는지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메이지 드레스데너 자산관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일본 2위의 초고속 인터넷업체로서 회계발표의 투명성이 극히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여타 전문가들도 소프트뱅크가 발표한 이통부문의 두자리 수익률은 결코 유지될 수 없는 실적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무리하게 회계자료를 짜깁기 한 배경은 더 이상의 주가폭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지난 4월 보다폰의 일본내 이통사업을 인수한 이후 27%나 떨어졌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하루에 9.7%, 20억달러어치의 주가가 떨어지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돈 안되는 이통부문을 인수하려고 야후 재팬과 미국 야후의 주식을 팔아치운 것을 주가폭락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같은 악재 속에 이통사업 강화를 위해 43억달러를 신규 투자한다는 손정희 회장의 야심찬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