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분야 국제 표준기구인 OMA(Open Mobile Alliance)의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규격이 사실상 우리나라 무선 분야의 주력 저작권 기술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게임·음악·동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사의 웹투폰 서비스가 확대되는 가운데 SK텔레콤·KTF·LG텔레콤 3사가 모두 OMA 중심으로 DRM기술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은 내년 4월 웹투폰 기반의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지금까지 사용하던 독자 규격 대신, OMA가 규정한 DRM 2.0 규격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에 앞서 SK텔레콤도 대용량 게임 서비스 GXG에 DRM 2.0 규격을 적용했으며 KTF도 지난해 말 DRM 2.0 기반 솔루션을 도입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OMA가 세계 DRM 기술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OMA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LG텔레콤은 내년 4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대용량 콘텐츠 플랫폼’ 구축에 나선 데 이어 내달 통합 DRM을 구축하는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다. 그간 ‘뮤직온’에만 적용해온 DRM을 동영상·게임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아직 차기 DRM 규격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OMA 규격을 유력한 기술로 검토중이다. 표준 기술이라 솔루션의 안정성이 뛰어난데다 SK텔레콤과 KTF 등이 이미 OMA 규격을 도입해 향후 호환성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웹투폰 기반의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뮤직온’뿐만 아니라 서비스 전반에 DRM 규격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했다”며 “이 규격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아직 내부 검토 단계”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최근 GXG에 DRM 2.0 기반의 표준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그간 음악서비스 ‘멜론’에만 OMA 1.0 기반의 자체 DRM을 사용했으나 앞으로는 저작권 관리 전반을 OMA 표준 기반으로 통합하는 작업도 검토중이다. 이에 앞서 KTF도 지난해 말 DRM 2.0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MS와 OMA가 양분해온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국내에서는 당분간 OMA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버라이즌 등이 도입하기로 한 MS 기술이 세력을 키워가는 데 비해 유럽은 DRM 2.0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OMA는 올해 말 한번 구매한 콘텐츠를 좀더 다양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DRM 2.1을 출시할 예정이다. 2.1에는 외장메모리를 활용해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비롯,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을 구현할 예정이다.
관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웹투폰 기반의 대용량 콘텐츠가 확대되면서 저작권 관리의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는 추세”라며 “특히 OMA 규격은 국제 표준 기술이라는 점에서 호환성 확보 등에서 이점을 갖고 있는 반면에 로열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