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에 첨단 불빛 비춘다

 29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조명산업 발전전략’은 침침한 국내 조명산업의 경쟁력과 미래를 밝히려는 ‘마스터플랜’이다. 조명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05년 기준으로 970억달러에 이른다. 시장은 매우 크지만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조명 관련 수출은 2004년 기준으로 4억7300만달러로 세계 27위에 그친다. 더욱이 조명제품 수입은 6억93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2억달러 이상 적자다. 조명 관련 업체가 7000개에 육박하지만 안방 격인 국내 시장마저도 오스람과 필립스, GE 등 다국적 기업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조명 시장 변화는 새로운 기회=상황은 열악하지만 조명 시장에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70여년간 사용돼온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유기발광다이오드(OLED)·탄소나노튜브(CNT) 등 새로운 광원이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최태현 산자부 디지털융합산업팀장은 “앞으로 10년 후인 2015년께는 형광등이 사라질 전망”이라며 “더 적은 에너지로 더욱 밝은 빛을 구현하려는 전통적인 조명 기술뿐 아니라 친환경, 감성 조명 등 다양한 장점이 있는 새로운 조명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에 발표된 조명산업 발전전략은 이른바 굴뚝산업으로 여겨지는 조명산업의 엄청난 시장 규모와 잠재력 그리고 조명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청사진으로 풀이된다.

 ◇2008년까지 기초 닦는다=산자부는 올해부터 2008년까지를 변화의 기초를 닦는 시기로 정하고 2009년부터 2012년까지를 성장기, 그 이후 2015년까지를 세계화 시기로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2008년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다. 산자부는 우선 조명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08년 예정으로 산업기술대에 조명공학과를 신설하고 2011년까지 끌고 나갈 ‘차세대 조명 기술 전문인력 양성사업’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오는 11월 한국조명기술연구소의 부천 이전을 계기로 정관을 개정해 연구소 독립성을 확보하고, 40억원을 들여 신광원 산업화 지원센터 구축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 국제 조명전시회를 열어 조명산업의 국제화 기반을 닦고 이를 통해 업계 홍보 및 마케팅도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조명산업발전포럼’을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 조명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전등기구조합·고효율조명기기협회 등 관련 단체와 연계해 업체 지원 기능도 강화할 방침이다.

 ◇영세성 탈피와 핵심 기술 개발이 관건=세계 조명산업이 큰 변혁기에 접어든 가운데 국내 조명산업도 새로운 당면과제를 맞이했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300W급 차세대 조명을 개발하고 금호전기가 무전극 형광램프를 개발하는 등 일부 분야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업계 전체적으로는 단순 조립 생산에 치중하고 부품소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는 한계를 보인다. 한국조명기술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조명 관련 업체 중 직원 5명 미만 업체가 80%에 이르고 50인 이상 업체는 47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조명산업이 중소기업 고유 업종으로 지정돼 있고 내년부터 단체 수의계약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대기업 참여가 더욱 어려워져 조명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광원의 원천기술 및 부품소재 개발도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이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인력양성이 시급하다. 신광원은 2010년께 대체광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며 부품소재는 생산단가의 67%를 차지하지만 여전히 일본과 독일 등이 광범위한 특허를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장동준@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