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산업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000년 IT 산업이 호황을 맞을 때 우후죽순 탄생한 닷컴 기업과 IT 벤처업계에서 서버 호텔로 불리며 전성기를 보낸 이후 3∼4년간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거쳐 올해 들어 IDC 산업이 제2의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IDC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많은 IT 기업들이 호스팅 및 서버 관리를 자체적으로 하기보다는 전문 IDC에 맡기는 IT 아웃소싱(ITO)이 대세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초기 시설투자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자체 관리 보다는 전문 IDC에 호스팅 등을 맡기고 본사는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통신·방송 융합 추세에 따라 동영상 기반의 IP미디어(IPTV, TV포털, 웹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확대가 필요하고 인터넷 트래픽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서버 수용 능력을 보유한 IDC 센터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한마디로 과거에는 IDC가 IT 산업 부흥의 기반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IT 융합 현상 및 서비스 수출 등 IT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 인프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바야흐로 IDC가 IT산업 패러다임을 추동할 수 있는 변화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IDC 다시 변화의 축으로=지난 3∼4년 동안 IDC 업계는 저가 출혈 경쟁을 벌였다. 기간통신사업자 IDC와 그 회선을 임차해 운영하던 IDC들이 난립, 낮은 이익을 감수하고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닷컴 기업들의 슬림화와 일반기업 IT 아웃소싱으로 인해 각 기업 전산 시스템의 IDC행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각 IDC는 고성장을 기록하며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 기존 대형 IDC 센터 증설 계획과 IT아웃소싱 시장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SI업체도 IDC 사업에 뛰어들 태세다. 또 후발 IDC가 생길 조짐도 보여 또 한번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기간 통신사업자들은 대용량 콘텐츠 확보를 위해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IT 아웃소싱 시장 내 SI업체들의 선점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IDC 증설 ‘붐’ = KT·데이콤·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ISP 빅3는 자체 보유 IDC 증축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KT IDC는 최근 영동사옥에 IDC를 증축하고 강남 일대의 IT 수요를 끌어 당기는 한편 목동에 국내 최대규모(동양 최대 추정)의 IDC 구축 계획을 발표, IDC 사업 강화를 선언했다. KT의 IDC 대대적 증축 계획에는 국가 정보유통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향후 동북아 인터넷 허브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지난 1998년 국내 최초의 전문 IDC로 탄생한 KIDC도 올들어 모기업인 데이콤에 합병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를 자회사 파워콤으로 이관한 이후 데이콤이 인터넷전화 및 SMS, 이비즈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는 데이콤IDC(KIDC)가 배경에 있다. 데이콤은 IDC를 이용한 부가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콤은 IDC도 제 4 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IDC도 한 때의 침체를 벗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특히 회사가 최근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하나TV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하나로드림, 하나로미디어 등 관계사 및 기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IDC가 필요하다고 판단, IDC 제2센터 조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온세통신 역시 유비스타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안정된 경영기반을 발판으로 쏘원·인터넷전화·IPTV사업과 함께 IDC사업의 제2 도약을 준비중이다. 이 회사는 특히 현재 준비중인 IDC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데이터서비스 사업을 위해서도 IDC의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이를 검토중이다.
◇신사업 기회 노린다=IDC 업체들은 매니지드호스팅, DR센터 구축, IT아웃소싱 기반의 고부가가치 코로케이션 등장 등 최근 흐름을 반영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산업 수요에 맞춰 사업 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데이콤IDC는 2년 전부터 모바일IDC(MIDC) 사업을 시작하며 이동전화에서도 대용량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또 첨단 전산 인프라와 VoIP 교환망을 통합하는 VoIP Exchange센터를 오는 9월 선보일 예정이다.
중소사업자 케이알라인도 MIDC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며 KINX는 국내 유일의 중립 인터넷교환망(IX)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대형 트래픽을 유도할 계획이다.
호스트웨이의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이메일 서비스도 신규 서비스로 꼽힌다. 특히 이 서비스는 이동형 이메일 시대를 여는 서비스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박스>블레이드 서버에 대한 각 IDC의 입장
현재 IDC 내 서버는 탈장착이 손쉬운 슬롯형 블레이드 서버로 발전하고 있다. 블레이드 서버는 제한된 공간에서 최대의 컴퓨팅 자원을 집적화시켜 활용률을 높이고자 개발된 장비. 그러나 고집적 서버의 특성으로 일반서버 대비 5∼10배 이상의 전력소비 및 발열량을 필요하는 단점이 있다. IDC 업체들은 IDC 용량이 제한된 상황에서 블레이드 서버 도입이 특정 업체만 IDC 리소스를 다량 사용하게 돼 다른 사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른 각 IDC의 블레이드 서버에 대한 입장도 상이하다.
KT는 향후 기술발전 등으로 전력소모량과 발열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경우에만 IDC내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온세통신도 이익구조의 개선을 통해 블레이드 서버를 기존 서버의 입주요금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 발열량을 고려해 입주사와 협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데이콤 IDC는 블레이드 서버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해 전력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용하고 있으며 향후 신규센터 구축시 블레이드센터를 특화해 운영, 블레이드 및 듀얼코어 서버 등 고집적 시스템 수요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로텔레콤 IDC는 블레이드 서버는 10A를 초과하기 때문에 이를 초과해서 장비를 설치할 경우 IDC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설비(UPS 및 항온항습기 증설 및 유지보수 비용, 전기료 등) 관련 비용을 추가로 과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삼성네트웍스도 선별적으로 수용하되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랙당 허용된 전력량(2kw)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만 추가 비용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호스트웨이IDC는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기반 공사가 막바지 작업에 이르고 있지만 블레이드 서버 도입에 따른 전력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벤더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결정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각사의 입장에 대해 김지욱 KINX 팀장은 “블레이드 서버를 유치할 IDC업계를 향한 노력은 미흡한 편으로 현재 IDC업계는 추가 설치, 유지비용 외에 향후 운영에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며 “전력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블레이드 서버를 도입할 경우 결국 해당 업체에게 그 비용이 가중되기 때문에 정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승정·손재권기자@전자신문, sjpark·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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