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 덕에 일본업체 잇따라 큰 돈 벌었다

 한국 온라인게임과 업체 덕에 일본 자본시장에서 기업공개(IPO)로 큰 재미를 보는 기업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윈디소프트를 통해 대전 액션게임 ‘겟엠프드’를 빅히트시킨 일본 개발사 사이버스텝은 도쿄증시 신생기업시장인 마더스에 최근 상장, 1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았다.

 전체 인력 60여명의 5년차 소규모 개발사로서는 대성공인 셈이다. 특히 ‘겟엠프드’는 지난 2001년 일본에서 서비스됐으나 인기를 끌지 못하고 곧바로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뒤늦게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IPO란 성과로까지 이어졌다. 한국 온라인 시장에서의 인기가 일본 시장의 성공과 직결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윈디소프트가 한국에 서비스하는 ‘겟엠프드’는 상용화 3년이 지난 지금도 월매출 20억원을 거뜬히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온라인 골프게임 ‘팡야’를 일본시장에 서비스하는 게임팟도 주식시장에 무난히 입성했다. 최근 한빛소프트가 일본 현지법인인 한빛유비쿼터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팡야’를 직접 서비스하려고 했으나, 게임팟의 라이선스 계약 연장 요구가 집요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만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팡야’의 비중이 크고 계약이 깨진다면 주가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 퍼블리싱하는 ‘붉은보석’과 웹젠의 ‘뮤’ 등을 일본에 서비스해 온 게임온도 업계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온은 지난 7월 말 자사 웹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일시 중단했던 IPO 일정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12월 결산을 마친 후 내년 2월쯤 게임온이 IPO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붉은보석’ 등의 성적이 여전히 좋아 상장까지는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라비티와의 합병 이슈로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는 소프트뱅크 계열의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간판 게임 ‘라그나로크’로 자스닥에 진출하며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등에 업은 IPO 1호로 기록됐다.

 한때 7조원 규모까지 치솟았던 회사 가치가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라그나로크’ 매출에 99%를 의존했던 기업으로서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은 아직도 신화처럼 남아 있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IPO가 잇따르면서 이제 우리 산업의 몫은 우리가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선 NHN 100% 지분의 현지법인 NHN재팬은 IPO가 목전에 있을 정도로 임박해 있다. 당장 상장되더라도 2조원 이상의 회사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넥슨재팬도 한국 넥슨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되면서 일본 주식시장 IPO를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