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병역대체복무제도 개선방안의 하나로 지시해 새로 도입한 ‘이공계 박사장교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진 선발기준과 혜택으로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제4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부터 매년 15명씩 3년간 최대 50명을 박사장교로 뽑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배치하기로 결정, 지난해 10∼12월 육·해·공군이 각각 모집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따라서 지난 3월 소위로 임관해 6개월여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7월부터 ADD에서 미래 첨단무기체계 연구(국방연구개발비 투자확대계획의 일환)에 투입됐어야 할 박사장교가 0명인 상황이다. 군 인사법에 근거한 장교 최고 임용 나이인 만 30세(해외 거주자는 29.5세)까지 병역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박사급 인력을 찾기 힘들어 모집 목표(15명)를 채울 수 없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ADD 박사장교(소위)의 연봉이 약 2300만원, 기존 병역대체복무제도인 전문연구요원 중 ‘석사’인력의 연봉이 3000만원대인 것도 지원자 0명을 부추겼다. 또 국방부가 박사장교 임관 기준을 소위에서 대위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중이지만 ADD 연봉이 2600만원대로 역시 석사 전문연구요원에 뒤진다.
정부 관계자는 “이공계 박사장교제도가 갑작스레 등장하는 바람에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처우개선과 홍보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