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 어댑터 표준화 왜 안되나](https://img.etnews.com/photonews/0609/060901113526b.jpg)
무선 환경에서 노트북PC를 활용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지만 정작 어댑터 접속 단자가 달라 소비자 불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전을 위해 사용자 개개인이 무거운 어댑터를 소지해야만 해 이동할 때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보급형 모델은 6셀 배터리 기준으로 길어야 3∼4시간, 멀티미디어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에서는 2시간 정도로 줄어 든다.
이 문제는 앞으로 와이브로가 전국망을 갖추고 무선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되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 어댑터, 모빌리티 구현 걸림돌=삼성·LG·삼보 등 국내 노트북 제조사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일부 특수 노트북을 제외하면 정격 전압이 모두 19볼트(V)로 동일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노트북PC도 충전 소켓 모양만 통일하면 휴대폰처럼 언제든 곳곳에 비치된 기기를 이용한 편리한 충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댑터 표준화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 문제는 각 제조사의 입장이다. 한 마디로 표준화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부 제품은 어댑터 가격이 20만원에 달할 정도로 노트북 액세서리에서 얻는 수익이 상당하기 때문.
실제 표준화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노트북 어댑터의 평균 판매가격을 5만원, 노트북 교체 주기를 3년이라고 보고 전체 판매량 가운데 교체 수요가 30%라고 가정하면 연간 60억원 가량의 구입비를 줄일 수 있다.
◇ 두 가지 방안 표준화가 현실적=노트북 소비 전력은 LCD크기와 그래픽카드 등에 따라 좌우된다. 이 두 부품이 노트북에서 가장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 14인치 그래픽 통합 주기판 사용 노트북의 경우 65와트로, 그 이상 제품은 90와트 규격이다. 90와트 규격으로 어댑터를 통일하면 모든 기종에 사용하지만 소형 제품의 어댑터 무게와 크기가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업계에서는 어댑터를 두 종류로 만드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한 PC업체의 연구원은 “어댑터를 65와트, 90와트 두 모델로 압축한다면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제조사가 나서야=전문가들은 국내 노트북PC 판매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주요 업체가 소켓 규격을 표준화한다면 전체 노트북 업계가 따라 올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대 메이저 제조사가 규격을 통일하면 표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인텔에서 데스크톱PC 전력 소모량에 따른 플랫폼 별 규격을 마련한 것처럼 노트북 제조사가 나서 규격을 맞추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사는 규격을 통일한다면 소모품 판매 수익을 놓치게 되고 제품 차별화 요소도 포기해야하기 때문에 표준화를 꺼린다. 또 다른 제조사 어댑터를 자사 제품에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 돌발 상황을 우려하는 측면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노트북 어댑터 표준화는 필수적”이라며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가 넓은 시야를 갖고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