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최근 독자적인 디지털TV(DTV) 지상파 전송기술 표준을 확정, 내년 8월 1일 시행키로 했다고 신화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1조위안(약 121조원)이 넘는 방대한 시장이 새로 형성되면서 전 세계 DTV 업체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신화통신·차이나데일리 등은 31일 일제히 중국 국가표준화관리위원회가 31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 18일 승인한 DTV 지상파 전송기술 표준을 정식으로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무려 4억대 이상인 중국 내 TV세트 보유 가구 가운데 지난해 말 현재 케이블TV 가입 가구는 1억2800만에 그쳐 대부분의 디지털TV 전송은 지상파 전송에 의존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독자적인 지상파 전송기술 표준을 개발하기 시작해 칭화대학과 상하이교통대학이 표준을 제안했으나 두 대학은 나중에 이를 하나로 통합해 국가표준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미국의 표준인 ATSC 8-VSB를 일부 채택한 상하이교통대학의 표준안(ADTB-T)은 인구밀도가 낮은 원격지 전송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자체 특허권을 가진 칭화대학 표준안(DMB-T)은 현재와 미래의 이동통신 표준과 동일한 변조방식을 토대로 삼아 설계됐다.
칭화대학의 ‘기함(旗艦)’으로 불리는 DTV업체 칭화퉁팡의 쑨민 부사장은 “이번에 확정된 표준은 단지 시작일 뿐이며 진정한 상업적 이득은 앞으로의 개발 여하에 달려 있다”며 칭화퉁팡이 일부 전송 및 네트워크 구축 시험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덧붙였다.
국가라디오·영화·TV총국(광전총국) 과학기술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DTV 지상파 전송기술 표준과 앞으로 이동전화를 통해 운영될 TV(DMB)와는 완전히 별개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DTV 방송의 3개 방식인 케이블·위성·지상파 가운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전송방식인 케이블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위성방식은 주로 국제 표준을 따랐다. 중국의 디지털 케이블TV 방송 이용 가구는 올해 안에 지난해보다 150% 성장한 100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방송 디지털화는 3세대(3G) 이동통신과 함께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가진 분야여서 외국에 지급하는 로열티(기술사용료)를 줄이고 세계 DTV산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독자 표준을 채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베이징 국제 라디오·영화·TV 설비 전람회에서는 T-DMB가 오는 2008년 이전에 개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의 DMB 기술 표준으로는 한국형 지상파 DMB(T-DMB) 채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라디오·TV 정보 잡지 편집장인 쩡후이밍은 지상파 전송기술 표준 확정이 늦어진 것은 두 대학이 표준안을 놓고 절충하는 과정이 길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외국 관련장비 생산 업체들이 이미 표준안 작성에 많이 참여했고 시간도 충분해 심각한 위협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에 밝혔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