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산자부 산업정책본부장
중세 유럽의 강국들이 앞다퉈 신대륙을 발견하고자 경쟁해 온 항해술을 한 차원 발전시킨 기술은 망원경의 발명이었다. 그 후 세계 열강을 중심으로 제1·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잠망경을 정착한 잠수함, 야간전투가 가능한 야시경 등을 비롯한 광학기술이 발전했다. 냉전종식 이후 산업화의 물결을 타고 산업용 레이저의 활용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우주개발을 위한 노력의 결과, 최첨단 렌즈기술 및 보안을 유지하면서 대용량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기 위한 광통신 기술이 등장했다. 이러한 광학·광통신과 최근 급속한 발전을 이룬 반도체 기반 신광원 기술 등을 바탕으로 광산업이라는 빛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게 됐다.
이러한 광산업이 우리나라의 10년 후 새로운 먹거리 신산업으로 발돋음 해 가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산자부가 광주의 지역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온 광산업이 이제 명실상부한 광 세기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2006 국제광산업전시회가 ‘광 세기의 창조’라는 주제로 5일부터 8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140여 개 국내외 광산업 관련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광통신·광정밀· 광정보 및 광원·광학분야 등의 제품이 전시되고 유비쿼터스시대 개막을 알리는 댁내광가입자망(FTTH) 시스템이 시현된다. 또 레이저와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영상진단기 등 광산업이 향후 지향해야 할 융합산업 및 신기술분야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유익한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광통신 분야에서 유비쿼터스 광통신, 가시광통신 등을 비롯해 광 인쇄회로기판(PCB)·광컴퓨터, 교통신호등과 자동차용 LED 등 디스플레이, 의료용 조명 등 미래성장산업으로서 광산업의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같은 기간에 국제광기술학회(SPIE)가 주도하는 아시아-태평양 광통신 콘퍼런스(APOC)도 동시 개최돼 23개국의 광기술 전문가들이 약 662편에 달하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세계 각국의 광기술 연구개발의 현주소와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냉정하게 평가해 볼 때 광 정보기기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의 격차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선점 기술력을 바탕으로 후발국들의 시장진입을 막기 위해 파상적인 특허공세와 국제표준 선점노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과 연구소 등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개발 노력에 힘입어 광통신 분야와 반도체 광원 분야에는 선진국들과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점퍼코드·패치코드·스플리터 등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우리나라 광산업은 매출액 규모가 500억 원을 넘는 기업의 숫자가 10여개 업체에 불과하며, 90% 이상이 매출액 100억 원 이하의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독자적인 기술개발, 인력양성, 시장 및 기술 동향 파악과 해외 마케팅 등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산자부는 지난 2000년부터 약 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현재 5.5%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2010년까지 10%로 끌어올려 세계 5위의 광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첫째, 집중과 선택을 통해 광통신, 반도체광원 등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한 분야의 원천 기술개발과 광주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광통신클러스터 및 LED밸리를 중심으로 산업의 집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둘째, 그동안 취약했던 광산업 수요·공급기업간 네트워크 구축을 강화하고 핵심 부품 및 소재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셋째, 고급 R&D 인력양성과 표준화, 시장 및 기술정보제공, 해외마케팅 활동 등 기업지원 서비스를 더욱 확대함으로써 우리나라 광산업의 저변을 튼튼히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산업을 이끌어 나갈 선도기업(Star Company)을 육성하고 전국에 산재한 광산업체들이 분야별 기술적 우위 요소를 서로 연결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공동협력 네트워크를 확대,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광산업인 모두가 광산업 선진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다짐하고 준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jhoon@moci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