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로더 꿈꾸는 수퍼루키

스타리그에 신예들의 반란이 거세다. 지난 25일 개막한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2’에 각 팀의 루키들이 대거 진출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 이들은 저마다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이번 시즌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 다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처럼 많은 신예선수들이 스타리그에 입성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새로운 스타탄생이 절실한 이때 로열로더의 명맥을 잇는 최고 스타플레이어가 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많은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임요환, 강민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대거 탈락한데다 초미의 관심을 모아온 골든 마우스 경쟁 구도를 이루던 네명 중 두명이 탈락한 상태라 이번 스타리그가 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 때문. 하지만 이러한 기존 강자들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만한 신성들이 줄줄이 스타리그에 승선,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이번 시즌은 로열로더의 탄생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로열로더란 스타리그 본선 첫 진출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를 일컫는 것. 스타리그 사상 ‘로열로더’는 단 5명 뿐이다. ‘가림토’ 김동수(은퇴)와 ‘테란의 황제’ 임요환, ‘천재테란’ 이윤열, ‘투신’ 박성준, ‘사신토스’ 오영종이 그들이다. 이들 5명은 로열로더를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부와 명예를 단숨에 거머쥐었다.

이번시즌 로열 로더를 노리는 선수는 8명으로 역대 최다수이다. 삼성전자 칸의 이재황·이성은·박성훈, CJ엔투스의 장육, SK텔레콤 T1의 고인규, 온게임넷 스파키즈의 안상원, MBC게임히어로의 이재호·김택용이 그들이다. 때문에 많은 관계자들은 지난 So1 스타리그 우승자 오영종 이후 명맥이 끊겼던 로열로더의 탄생을 한껏 기대하고 있다.이들 8인의 전사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는 많은 관계자들이 대형 테란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SK텔레콤T1의 고인규다. 고인규는 지난달 프로리그 결승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차지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MVP의 효과 일까? 이 후 신예 고인규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최근 ‘아이스테이션 듀얼토너먼트’에서 수퍼루키 박명수와 스피릿 프로토스 박지호(MBC게임)를 차례로 꺾으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스타리그 뿐 아니다. MSL에서도 서바이버 예선을 통과해 차기 MSL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상태다.

사실 고인규는 스타크판 자체에서는 신예라 논하기 어려운 프로게이머 3년 차에 접어든 숨은 강자다. 그는 2004년 스카이라이프배 스타 신인왕전 우승을 일궈내며 신성으로서의 포스를 이미 발휘한 바 있으며 팀리그에서도 고른 활약을 보이며 연속 4회 우승의 밑거름 역할을 해내며 SK텔레콤T1에 새로운 전력의 핵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도 고인규가 “전략과 위치선정에 아주 뛰어나다”며 “오랜만에 전략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테란이 나타났다”고 입을 모았다.

CJ 엔투스의 장육도 만만찮은 신예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추가 스타리거 선발전에서 천재테란 이윤열과 사신토스 오영종을 물리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이어 시즌2의 진출자를 가리는 아이스테이션 듀얼토너먼트에선 송병구와 차재욱 등 쟁쟁한 선배들을 꺾고 스타리그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의 주특기는 지칠줄 모르는 화끈한 물량공세에 있다. 물량을 쏟아 부으며 공격일변도로 상대를 벼랑끝으로 몰아치는 것. 전문가들은 장육을 두고 투신 박성준도 질리게 할 만한 집요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로열로더가 탄생한다면 이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두 선수는 전략과 물량이라는 고유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 이번 시즌 어떤 부분이 전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로열로더의 탄생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기존 강자들이 한동안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히 이미 로열로더를 경험한 바 있는 이윤열, 박성준, 오영종 등이 만만치 않은 포스를 앞세워 이들을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윤열은 양대리그에 진출하며 맹위를 떨치던 천재테란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전 대회 우승자인 한동욱, 폭풍저그 홍진호, 8월 공인랭킹 1위 목동저그 조용호,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전상욱 등도 신예들에게는 결코 녹록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신예들도 분명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모든 선수들이 상향 평준화 돼 특정 선수를 꼬집어 우승후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스타리그에 진출한 선수라면 모두가 종이 한장 차의 실력을 가지고 있어 누가 우승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스타크 선수들의 실력차가 크지 않아 신예들도 당당한 우승 후보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기존 강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로열로드를 걷게 될 선수가 탄생하게 될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온통 경기장으로 집중되고 있다.2000년 프리챌배 우승 김동수(은퇴),

2001년 한빛소프트배 우승 임요환(SK텔레콤),

2002년 파나소닉배 우승 이윤열(팬택),

2003년 질레트배 우승 박성준(MBC게임)

2005년 So1 스타리그우승 오영종(르까프)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