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소프트웨어(SW)가 있는가.’
코스닥에 등록된 상당수 업체가 우회상장의 표적이 되거나 돈 되는 아이템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심심찮게 떠도는 말이다. 당초 SW 개발로 코스닥으로 등록한 업체 가운데 사실상 업종을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W기업이란 명패를 달고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을 빗댄 말이다.
실제로 경영난에 봉착한 많은 SW 업체들이 돈 되는 방향으로 주력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고객관계관리(CRM) SW 개발업체였던 유니보스는 최근 3D사업과 바이오 등 신규 사업을 강화하면서 주력사업인 CRM을 사실상 중단했다. 지금은 웰빙 제품을 개발 중이다.
장미디어인터랙티브도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전환 중이며, 케이앤엔터테인먼트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전환한 지 1년이 넘어섰다. 인투스테크놀로지는 솔루션 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이네트는 수입육 유통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검색엔진 개발업체인 쓰리소프트도 본업보다 지진속보단말기, 차량용 텔레매틱스 단말기 시스템 및 DMB 모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한국정보공학도 최근 HW와 유통사업으로 주력 사업을 변경했으며, 보안업체인 소프트포럼도 LCD 장비업체와 두레테크와 합병,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중이다.
이런 데도 코스닥에는 이들 업체들이 버젓이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이혁재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SW전략정보팀 팀장은 “등록한 업체들은 업종이 전환되면 업종변환을 신청할 수 있지만 코스닥 내부적으로 모니터링 해 더 이상 SW가 주력이 아니라고 해서 강제로 업종을 전환하지는 않는다”며 “때문에 업체가 자진해 업종변경은 신청하지 않는 이상은 한번 SW로 등록된 업체는 계속 SW업체로 남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되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하는 제도가 있듯이 업종 변경과 관련해 이런 룰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상으로 SW업종 전체가 평가 절하되는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스닥 심사를 진행 중인 한 SW업체 임원은 “최근에 등록을 준비하는 업체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코스닥에 입성한 업체들이 색깔을 완전히 달리하는 행태로 비슷한 눈총을 받는 경우도 있다”며 “앞으로 SW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의 코스닥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