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전자상가가 사행성 PC방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경찰의 사행성 PC방 단속 강화로 PC방 업주들이 잇따라 구속되거나 잠적하면서 제품 대금을 결재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폐점 PC방의 중고 제품이 밀물처럼 용산으로 유입되면서 신제품 판매에 차질을 빚는 등 ‘PC방 반짝특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7일 용산 상인들에 따르면 한신전자타운 등 PC방 총판을 담당하던 한 업체들이 많게는 3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해결하지 못해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 전자랜드, 나진상가, 터미널전자상가 등 각 상가별로 총판 업체로부터 대금 결재를 받지 못한 상인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터미널전자상가 한 상인은 “우리가 납품한 PC나 모니터가 고스란히 경찰서에 압수돼 결재를 받지 못한 제품이라는 것을 입증해 되돌려 받으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지만, 경찰이 증거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현재로서는 총판업자가 PC방 업주로부터 돈을 받아올 것을 계속 종용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상인들은 적게는 몇 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미수금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폐점 PC방에서 흘러들어온 중고 PC와 모니터 때문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중고 PC들이 30만원 이하에 거래되면서 신제품 판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비티씨정보통신, 피씨뱅크21 등 모니터 업체들도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있다.
비티씨정보통신 관계자는 “PC방용으로 생산했던 19인치 모니터 판로가 막히면서 이를 덤핑 처리하려는 업체들도 많아 신제품 가격도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컴퓨터 주변기기와 부품 판매상들은 업그레이드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나 매출향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자랜드 한 상인은 “사행성 PC방에 들어간 PC의 경우 특정 게임만 구동할 수 있게 사양을 크게 낮춘 제품들이라 그래픽카드 등을 업그레이드해 일반 PC방에서 사용하려는 업그레이드 수요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