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럴땐 e런 게임]영화가 보고 싶을 때

영화가 지닌 대중적 파급력과 접근성은 그 어느 매체보다 크다. 과거 텔레비전이 등장해 영화관을 강력히 위협했으나 스케일과 스타성에서 한계가 뚜렷했다. 영화는 특별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콘텐츠이며 부담없이 출입하며 즐길 수 있는 놀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가끔은 영화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연인과 함께가 아니라도 ‘괴물’ 같은 영화가 등장하면 친구와 아는 사람들끼리 구경삼아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조차 불가능한 사람들이라면 대리만족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영역의 사람들이 대부분 게이머와 개발자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들지만 이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으니, 바로 영화를 테마로 한 타이틀이다.

이러한 게임들은 기본 컨셉트만 빌려오고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다름이 없어졌다.

실례를 들면 ‘킹콩’ ‘매트릭스’ ‘나니아 연대기’ ‘몬스터 하우스’ ‘카’ ‘미션임파셔블’ ‘헐크’ 등 글로벌 영화 제작사에서 만든 블록버스터급이라면 게임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원 소스 멀티유즈의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사실 생각보다 판매량은 높지 않다.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다. 해리포터의 매력은 분명하다. 바로 대리만족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작은 소년이 알고 보니 마법사이고 심지어는 영웅이라는 것이다. 팬터지 소설치고는 매우 쉽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이어져 남녀노소가 아니라 국경까지 허물고 인기를 끄는 것이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게임이 제작됐다. 유저가 해리포터이고 소설의 모험을 하나씩 헤쳐나가는 뻔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난이도가 높아 성인들은 못할 지경이다. 그런데도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한다.

대부분의 게임영화 타이틀들은 동영상이 대폭 삽입되기 때문에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영화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데프잼 파이트’ 시리즈는 한 마디로 대전격투 지하세계의 제왕이다. 격투 장르의 바깥세상(?)이라면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를 연상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장르의 정통을 추구하고 약간의 과장과 화끈한 액션으로 유저들을 열광시키는 대전격투게임인 것이다. 허나 ‘데프잼 파이트’는 배경 자체가 뉴욕의 뒷골목이다. 대중들의 눈을 피해 언더그라운드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룬다.

일단 갱스터 랩을 입에 달고 사는 힙합 뮤지션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거리의 양아치 정도로 보면 된다. 이들이 격투를 벌인다는 내용이 ‘데프잼 파이트’이며 온통 피칠갑하는 장면의 연속이다. 이번 작품은 PSP 버전으로 개발돼 유저는 힙합의 지하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치러야만 한다.

주먹은 기본이고 몽둥이, 병, 렌치 등 각종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과장되지 않고 실제에 가까운 타격감과 싸움 동작으로 대전격투의 새로운 방향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는 팻조, 릴킴, 레드맨, 스눕독, 엑스지빗 등 40여명의 힙합 뮤지션들이 캐릭터로 등장해 매력을 더한다.

개발사: AKI 유통사: EA코리아 장르: 대전격투 플랫폼: PSP 소비자가격: 3만8000원 이용등급: 18세 이용가 플레이 인원: 1∼2명 출시일: 8월 29일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