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비 시절에 못했던 음악을 ‘고고트레져’를 통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음악이라고 해서 별다른 차이점은 없습니다. 음악은 음악일 뿐이니까요.” 화려한 연예계생활을 뒤로한 채 게임개발사 유즈드림에서 게임음악을 작곡하고 있는 전 클릭비 멤버 노민혁의 말이다.
현재 그는 ‘Treasure for You’라는 곡을 비롯한 ‘고고트레져’의 전반적인 음악작업을 담당하며 게임음악 개발자로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가 유즈드림에 입사한것은 작년 7월.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기타신동이라 불릴만큼 어려서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가졌던 그였지만, 게임음악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도전했던 지난 1년은 그에게 도전과 그에 따른 즐거움을 안겨줬던 시간이었다.사실 그가 또래의 친구들에 비해 게임과 친숙한 편은 아니었다. 물론 연예계활동으로 게임을 자주 못했던 탓도 있지만 한가지 일에 빠지면 다른 것은 생각치 않는 그의 성격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음악을 만들고 있지만 ‘고고트레져’를 직접 플레이해본 적은 많지 않습니다. 작곡을 할때 이미지와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인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려 노력했습니다.” 자신만의 음악이 아닌 ‘고고트레져’의 음악을 만들기위해 자신이 직접 플레이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그 느낌을 나타내려 했다고 한다.
밝고 경쾌한 게임 분위기에 맞는 모던록풍의 배경음악은 이렇게해서 탄생한 것이다. 그는 또 게임음악이라고 해서 다른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끼는 본질적인 것은 똑같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일반 대중음악과 게임음악은 똑같다고 생각해요. 물론 대중음악은 유행에 따라 그 흐름이 달라지고, 게임음악은 유행보다 게임에 특성에 맞게 달라지지만 저에겐 그 차이는 크게 중요치 않습니다. 저에겐 모두 똑같은 음악입니다.”
그는 게임음악이라고 해서 작곡하는데 어렵다거나 힘든 점은 없다고 했다. 특히 ‘고고트레져’의 밝은 분위기가 자신이 그동안 추구했던 것과 잘 맞아 떨어져 오히려 수월했다고 한다.“예전에 비해 오히려 지금은 마음이 편안합니다. 인기에 대한 부담도 없고 무엇보다 제가 하고싶은 음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클릭비 시절엔 작곡을 한다해도 그것은 자신의 곡이 아니었다. 편곡과정을 거치면서 처음 그가 의도했던 음악과는 다르게 변질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음악을 그대로 게임속에 표현할 수 있어 작업에 효율도 높다고 한다.
“사람들은 클릭비시절의 저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만, 이젠 클릭비가 아닌 다른 모습을 기억해줬음 합니다. 물론 게임음악가로 기억해주면 더욱 힘이 날 겁니다.”
이제 일년 남짓 게임음악에 참여하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음악과 함께 했던 그였기에 지금은 달라진 환경은 그저 작업공간이 변화됐을 뿐이다. 그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역시 음악과 함께 하기때문이다.
유즈드림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또 다른 작품 ‘무혼’의 게임음악에도 참여할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그는 앞으로 추가될 곡들은 이전과는 틀린 느낌이 될 것이라고 했다.
“9월에 업데이트될 게임과 맞물려 음악적 완성도 높은 곡들로 채울 생각입니다. 하지만 결코 튀는 작품은 되지 않을 겁니다. 음악은 어디까지나 게임에 재미를 더해주는 부가적인 요소일뿐이지, 주가 되선 안되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추가될 곡들은 새로운 음악적 시도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줬던 그였기에 기대대를 가져봐도 좋을 것 같다.앞으로 게임음악 작업에 또 다시 참여하게 된다면 축구게임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한다. 자주 하지 않는 게임이지만 축구게임만큼은 시간나는데로 틈틈히 할만큼 좋아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위닝’시리즈를 즐겨합니다. 사실적인 동작과 실제 플레이를 하는 것같은 현실감은 다른 게임에선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이죠. 그래서 이런 축구게임에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깁니다.” 역동적인 축구게임의 특징이 자신이 추구하는 록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그가 축구게임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이유다.
예전에 비해 달라진 것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그는 연예인에서 개발자로 바뀌었지만 작곡을 계속 하고 있기때문에 그런 차이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현재까지 선보인 음악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계속 추가될 음악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지난 일년이 게임음악에 대한 도전의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시간들은 그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기간이 될 것입니다. 전혀 게임과 동떨어진 음악이 아니라 게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그런 음악으로 꼭 만들겁니다.”
음악은 있지만 유저가 플레이하면서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그런 음악. 게임속에서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그런 음악. 상황에 맞게 느낌을 전달해주는 음악. 이것이 바로 그가 추구하는 게임음악이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