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SW협의회 세 확산 경쟁

 소프트웨어(SW) 민간 협의회들이 경쟁적으로 세 확산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SW 육성 정책에 업계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세를 모아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하지만 이면에는 국내 SW 대표협의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과거에는 전사자원관리(ERP) 등 동종 업계를 중심으로 협의회가 힘을 발휘했던 반면에 최근에는 굿소프트웨어(GS)인증사협의회 등 범SW업계 모임을 자임하는 협의회가 세 확산에 발벗고 나서는 것이 특징이다.

 

 ◇세 확산 ‘스타트’=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국산 SW 품질 혁신을 기치로 지난해 출범한 GS인증사협의회다. 지난해 10개 회장사로 출범한 GS인증사협의회는 ‘1 회장사, 1 회원사 가입 운동’을 벌인 결과 정식 회원사가 38개로 늘어났다.

 조풍연 GS인증사협의회장은 “연말까지 회원사 100곳 확보가 목표”라며 “계획대로 회원사가 늘어나면 협의회 법인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식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중소SW사업자협의회가 주축이 돼 ‘대·중소기업 상생 경영’을 모토로 이달 ‘중소SW기업발전협의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기존 20여 회원사 외에 티맥스소프트 등 국내 대표적인 SW업체까지 가세할 예정이다.

 안호일 중소SW사업자협의회 추진위원장(트라이튼테크 이사)은 “새로 결성되는 협의회가 중소 SW기업의 단일 창구 역할을 하며 난항을 겪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사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산하 지식혁신위원회도 주목된다. 위원회는 GS인증사협의회나 중소SW사업자협의회와 달리 수요처를 회원으로 확보, 지식경영에 관한 정보를 교류한다. 현재 20여 기업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여 기업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김학훈 지식혁신위원회장은 “국내 지식경영 관련 실무진 대부분이 위원회에 참여, 사실상 지식경영의 산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협의회 경쟁=이중 GS인증사협의회와 중소SW사업자협의회는 ‘민간 대표 SW협의회’ 모양새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우군을 모으는 중이다. 한국ERP협의회 등 지난해까지 국내 대표적인 민간 SW 협의회들이 개점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무주공산인 협의회 대표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양측 모두 “SW 민간분야 대표주자”임을 강조한다.

 또 정부의 임베디드SW 정책 지원을 힘에 업은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도 현재 정회원사만 50여개인데다 삼성종합기술원장 임형규 사장이 회장을 맡고 있어 언제든지 민간 대표 SW협의회로 부상할 수 있다. 현재는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리눅스협의회도 정부의 강력한 공개SW 육성정책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중소기업 정보화 자금 중단과 함께 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한국ERP협의회 등 일부 협의회는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업계 힘 모아야=일각에서는 이처럼 산발적으로 민간 SW협의회가 세를 모으면서 오히려 SW업계가 각자의 이익에 따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세한 SW업체가 SW산업 발전 같은 대의보다는 자기가 속한 협의회의 이익만 좇다 보면 정부의 SW산업 육성정책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의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만 업계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협의회를 하나로 묶는 작업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