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식기세척기 중국서 OEM 생산

 삼성전자가 중국 3대 가전회사인 미디어와 손잡고 식기세척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 미디어에서 식기세척기를 생산, 내년부터 미국 대형 유통사인 로우스에 수출할 계획이다. 중국 OEM 제품으로 ‘삼성’ 자가 브랜드를 수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식기세척기를 시작으로 소형 생활가전 부문의 중국 OEM, ODM 비중이 늘어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1일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미국 주요 유통망 중 하나인 로우스로부터 식기세척기를 공급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중국 미디어에서 OEM 제조해 내년부터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삼성 브랜드로 냉장고와 오븐을 로우스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들과 유사한 디자인의 패밀리룩 형태로 식기세척기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미디어를 통해 생산하는 식기세척기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풀리 인티그레이트 타입(Fully Integrated Type)으로 조작부가 도어 안쪽의 상단에 위치, 사용하기 편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세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가전전시회(KBIS)에 모형이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지난 3월 금형 제작에 들어가 내년 7월부터 양산될 예정으로 물량은 연간 5만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내수용이나 미국 OEM 제품 일부에 중국에서 OEM받아 납품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자가 브랜드 수출 제품을 중국에서 OEM받기는 처음이다. 국내에서도 식기세척기는 중소기업인 파세코를 통해 공급받고 있으며, 최근 들어 식기세척기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중국 OEM 카드를 꺼내든 것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주방가전에서도 전 라인업을 갖추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생활가전 부문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GE, 월풀 등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가절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보고, ‘중국’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세코에도 제안했으나 가격 때문에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유통망과 결합될 경우 시너지효과가 큰 만큼 이번 식기세척기 사업을 시작으로 다른 소형 생활가전 부문에도 중국 OEM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식기세척기는 국내에서는 연간 20만대 규모에 불과하지만, 해외에서는 주방 필수가전으로 자리하고 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