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펀드와 지역투자금융 부활](https://img.etnews.com/photonews/0609/060913013401b.jpg)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며 금융은 기업 활동을 순환시키는 동맥과 같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금융시스템이 불완전하면 기업 활동에 큰 장애가 발생하게 되는데, 지난 90년대 말 발생한 IMF 사태의 원인이 바로 비효율적인 금융시스템이었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자금 조달과 배분이라는 금융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지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자연 도태되도록 하는 것이 지역금융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금융산업의 수도권 편중으로 지역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금융기관별 지역 점포 수 또한 줄어 그 역할이 미미한 실정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2000년 1월 초 대구경북지역 금융기관 점포는 1906개였으나 2006년 6월 말에는 1249개로 연평균 100개 이상의 점포가 줄었다.
2004년 기준 지역 총생산 25조4000억원, 인구 250만명 규모의 대구는 바이넥스트창업투자·KTB 등의 철수 이후 벤처캐피털이 하나도 없는데다가 2001년 ‘대구벤처펀드2호’ 이후 최근 5년간 지방전문펀드 조합 결성 또한 전혀 없는 상태다.
특히 대구지역에 상주하는 벤처캐피털이 전무함에 따라 혁신 중소기업을 발굴, 이에 투자하는 자본공급 기능의 맥이 끊겼으며 결과적으로 수도권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에 봉착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05년 대구·경북 소재 기업의 투자실적은 18개 업체, 314억원으로 전국 신규 투자액 6651억원비 4.7%로, 대구·경북 지역 총생산(GDRP) 전국비 점유율 10.4%(2004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쳐 기업에 대한 신규투자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망한 혁신 중소기업이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전해 가고 지방에는 성장가능성이 작은 기업만이 존재하는 악순환을 가져오는 원인으로도 한 몫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2004년 12월 정부의 ‘벤처산업 활성화 종합대책’ 이후 모태펀드 등의 조성으로 벤처투자 재원을 확대함에 따라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신규투자 실적이 5년 만에 상승세로 반전하며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또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돼 벤처투자 회수가 확대되고 벤처캐피털 경영실적이 개선되는 등 역동성을 회복하고 있다.
아울러 2000년 147개에 이르던 창업투자회사도 2005년 말 기준 102개사로 줄었고 중기청의 창투사 평가에 의한 시정조치 등 창투사 구조조정으로 벤처캐피털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회복되고 있다. 창투사의 절반에 가까운 42개사가 올 상반기에 30억원 이상의 투자실적을 나타냈는데 이는 최근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벤처투자 활성화 조짐이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나타나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조성하고 있는 모태펀드·과학기술투자펀드 등 약 2조원의 자금 중 일부를 흡수할 중추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금융기관·지역상공인이 힘을 모으면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지역투자금융 기능이 부활하게 되면 시장 중심의 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고 이로써 혁신중소기업의 창출·성장을 독려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에 의한 기업성장 지원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어 대구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100대 스타기업 키우기 같은 프로젝트에 강한 뒷받침이 될 뿐만 아니라, 자금·기술·경영 등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비즈니스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게 돼 역외 기업의 지역 유치 또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아무쪼록 정부가 조성하고 있는 펀드를 지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거점을 조성하는 한편, 지역기업에는 성장을 위한 원활한 자금 공급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지역에 밀착된 투자금융 기능이 확립돼 지역경제 회복에 청신호가 켜지길 기대해 본다.
◇신동수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shyn@ttp.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