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의 최대 특징으로 꼽히는 ‘롱테일(Rule of Long Tail:긴꼬리 법칙)’은 IT2.0에서도 유효하다. 마케팅의 원칙처럼 여겨지는 ‘파레토의 법칙’은 매출의 대부분(80%)이 소수(20%)의 고객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을 감안하면 일반 고객(80%)보다 소수 고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웹2.0 시대 도입은 그러나 비용 대비 효율에서 ‘비용’을 ‘제로’로 가져가면서, 일반 고객 80%가 소수 고객 20%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롱테일’인 셈이다.
일례로 아마존닷컴은 수익의 절반 이상이 1년에 겨우 한두 권 사는 80% 고객에게 나온다. 인터넷의 발달로 80% 고객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IT2.0의 발전은 인터넷에서의 비용 대비 효율 변화 뿐 아니라 일반 유통 체계에서의 ‘유통 비용’ 변화를 이끈다. 바로 전자태그(RFID)로 대변되는 ‘유통 혁명’을 일컫는다. 현재 오프라인 유통의 기본은 ‘바코드’다. 상품마다 또는 상품을 담아놓은 박스 단위마다 바코드가 찍혀 있다. 바코드는 우리가 일반 상품을 구매할 때 이를 진열대에서 일일이 해독기로 가격과 상품명을 읽어내는 데도 쓰이지만 그것보다 유통의 기본이다. 바코드를 대체하는 RFID는 유통 및 물류 체계 자체를 바꿔놓을 기술로 꼽힌다.
RFID는 일테면 창고 안에서 몇몇 상품을 빼거나 집어넣을 때 별도의 수작업 없이도 자동적으로 입출고 현황이 리더기를 통해 읽혀져 이를 네트워크상에 정보로 갖게되는 구조다.
RFID는 물류 체계의 공급망 관리(SCM) 전반에 변화시킨다. 화물의 처리속도가 빨라져 창고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다. 제조업체는 정확한 재고를 파악해 과잉생산을 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물류시간도 줄어든다. 세계적인 유통회사 월마트가 올 1월부터 주요 납품처 상위 100개사로부터 들어오는 제품에 전자태그를 부착하게 하는 등 유통 및 물류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IT기술로 지탱되는 유통 및 물류 비용의 감소는 새로운 마케팅 형태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초기 모습이기 하지만 향후 마케팅 방식이나 제품 개발 형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의 롱테일에 이은 오프라인 유통 변화는 대량 생산을 미덕으로 삼는 산업사회를 변화시킬 IT2.0의 징후인 셈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