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국가가 위성으로 지구 내려다보기 경쟁에 나섰다. 지구상공 400k∼600㎞에서 지상 ‘1×1m’를 한 점으로 찍는 단계를 넘어 80㎝, 60㎝, 40㎝ 등으로 치열하게 정밀해지고 있다. 특히 한반도를 훑는 시선(위성관측)이 더욱 날카롭고 정확해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벌써부터 중동 지역 국가들이 아리랑 2호가 찍은 영상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보내 온다”며 “15×15㎞짜리 정사각형 사진 한 장당 1만달러 안팎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정보·외교적 효과까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상도 1m급 관측위성을 운영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뿐”이라며 “국제 관측정보·군사·외교 영상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단계가 1m급 해상도이고, 이제 ㎝급 정밀도를 추구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초점 1, 한반도=우리나라가 지난 8월 말부터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통해 1m급 눈(카메라)을 지구와 한반도를 향해 열었고, 지난 11일에는 일본이 역시 1m급 해상도를 가진 광학위성을 궤도에 안착시켰다. 이로써 일본은 1m급 해상도를 가진 광학위성 2기, 날씨(구름)에 방해받지 않고 지상을 찍어내는 레이더위성 1기로 한반도와 세계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우리도 2008년께 전천후 지상 관측을 위한 레이더를 단 위성(아리랑 5호)을 발사할 예정이고,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와 중국도 이미 1m급 이하 해상도를 확보했다는 게 중론이다.
◇초점 2, 중동=아리랑 2호는 이스라엘을 찍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고정밀 카메라(MSC)를 개발한 이스라엘 엘롭사가 ‘이스라엘 영토 촬영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웠던 까닭이다.
해상도 1m급 위성영상은 군사적 목표물 실체의 80%가량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가장 격렬한 국지전을 겪은 이스라엘 주변 중동 국가들이 아리랑 2호 영상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2700만달러 상당의 아리랑 2호 영상을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미 1m급 관측위성(오페크 5호)을 가진 이스라엘도 궤도·시간 등의 편차로 인해 찍지 못했거나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아리랑 2호 영상을 판매하거나 사진끼리 바꿀 수 있는 대상이다.
◇초점 3, ㎝급 관측=미국이 가진 관측위성 키홀은 지상 가로·세로 10㎝를 한 점으로 찍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키홀의 능력을 공개하거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의 상업위성 퀵버드만도 해상도가 70㎝급이다. 우리나라는 아리랑 3호에 자체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를 달아 해상도 70㎝를 구현할 계획이고, 일본은 40㎝에 도전하고 있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총괄사업단장은 “아리랑 2호로 지구 상공 685㎞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제주도에서 서울을 촬영하는 셈”이라며 “세계 어느 곳이든 우리 시간으로 낮, 밤 11시에 지상을 향해 카메라를 열 수 있으며 앞으로 아리랑 5호, 3호로 더욱 정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