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1)]올 IP전망-이동통신 단말기

 2010년 9월. 첫 출장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박 대리는 미팅 약속을 위해 공항버스에 급히 올라탄다. 버스로 이동하는 중 한국 본사 김 부장의 업무지시가 휴대폰으로 떨어진다. 박 대리는 즉시 자신의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쓴 뒤 목적지인 퀄른에 도착한다.

 그로부터 5년 후인 2015년 9월.

 퇴근하는 허 과장의 휴대폰이 울린다. 자신에게 익숙한 전화 벨소리도, 메시지 접수를 알리는 신호도 아니다. 액정화면에는 충분한 휴식 요함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휴대폰에 내장된 센서가 자동으로 건강상황을 체크, 알려준 것이다.

 

 미래의 휴대폰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까지 정답은 없다. 다만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 BT) 나노기술(NT)가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가 등장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단말기 하나로 모든 일이 가능해 지는 올-인­-원(All-in-One) 시대가 본격 열리는 것이다.

 KTX가 대한민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바꿨듯이, 미래 이동통신은 단말기는 분명 전 세계를 하나의 지구촌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계 어디서든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모든 네트워크가 서로 연결되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출장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호텔 비즈니스 센터를 찾을 필요없이 간편하게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잇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4세대 이동통신 개화기, 2010년 전후=이르면 4년 후인 2010년 4세대(G) 이동통신 시대가 개막된다. 이론적으로 이동 중 100Mbps, 정지중 1Gbps급 속도가 구현되는 셈이다. 지금보다 무선통신 속도는 50배 이상 발전하게 된다.

 움직이면서도 모든 음악 영화 등 고용량 파일을 몇 분만에 주고 받을 수 있다.

 정지중에도 MP3 음악파일 100곡을 2.4초에, CD1장(800MByte) 짜리 영화 1편을 5.6초에, 20M급 HDTV 방송도 12.5초에 전송받을 수 있다.

 4세대는 특히 음성 영상 및 데이터가 한꺼번에 처리되는 TPS(Triple Play Service) 서비스를 가능케 해 준다.

 그렇다면 4세대 시대의 휴대폰은 어떤 디자인과 기능을 갖출까.

 일단 4세대 휴대폰은 모든 디지털 기기들을 제어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홈네트워크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휴대폰으로 냉장고·에어컨·디지털TV 등 집안의 가전 제품을 모두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조정은 재택근무, 재택학습, 원격병원진료, 원격금융거래 및 원격행정서비스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

 4세대 단말기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방송 중 제공되는 설문 이벤트에 시청자가 휴대폰을 이용해 바로 답할 수 있게 된다.

 예전 TV 인터넷 등 여러 채널을 통해야 가능했던 일들이 단말기 하나만으로 모두 해결되는 셈이다.

 ◇내 손안의 큰 세상 현실화 2015년 이후=4세대 이동통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시기다.

 2015년경에는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이 융합, 3세대(G) 4세대(G)에서 불가능했던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 가상현실, 생체인식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시대의 단말기는 로봇과 같은 인공지능 기능을 내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의 감정과 행동을 저절로 감지한 뒤 처리해주는 개인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일상 업무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원스톱 처리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가령, 휴대폰으로 전자티켓, 여권 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해외 여행 시 비행기 탑승 수속도 훨씬 간편해 진다.

 이동 중 휴대폰을 이용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커머스(M커머스), T커머스도 한 층 업그레이드 된다.

 4G 단말기는 이와 함께 동시통역 도우미로도 활용될 수 있다.

 4G 단말기는 자동으로 통번역을 수행해 외국어로 인한 의사소통 불편을 줄여 준다. 또한 수화동작을 인식해 언어로 바꿔주는 기능도 내장한다.

 미래 이동통신 단말기는 ‘모바일 주치의’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기기가 탑재돼 단말기로 당뇨는 물론 지방간, 콜레스테톨 수치를 측정한 뒤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 실시간으로 보내진다. 병원 전산네트워크를 통해 환자의 차트를 받은 의사는 이를 토대로 휴대폰으로 진단 결과 및 처방전을 보내준다.

◆셋톱박스 진화 방향

 불과 몇 해 전 셋톱박스는 바보상자로 불리는 TV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일반인들도 생소했다.

 그러던 셋톱박스가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것은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다.

 아날로그 일색이던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휴맥스라는 걸출한 스타기업을 탄생시켰다.

 이제 셋톱박스는 통신과 방송 융합의 중심에 서 있다.

 시장확대와 더불어 디지털 셋톱박스의 기술진화도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양방향(MHP), 개인용저장장치(PVR) 등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과 접목해 홈서버, 홈네트워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의 방송 사업자들은 향후 2∼3년 내 차세대 기술기반의 QPS (Quadruple Play Service)’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오는 2008년 경 세상에 출현할 셋톱박스는 그야말로 가정의 당당한 주연자리를 예약해 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2007년 말 내놓겠다고 공언한 지능형 셋톱박스는 고화질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이외에 무선랜·화상전화·음성인식·홈네트워킹 등 첨단 기능을 총망라한다.

 MSO들은 TPS(방송+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를 시작으로 오는 2007년에는 QPS(방송+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이동전화서비스)를 준비중이다.

 QPS 서비스가 도입되면, 시청자는 더 이상 방송사가 정해준 편성표에 따라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는다. 자신이 정한 스케쥴에 따라 주문형비디오(VOD)로 보거나 TV 방송을 개인용저장장치(PVR)에 녹화했다가 시청한다.

 TV를 보면서 상품을 주문하고 TV로 인터넷 메일을 검색하다 화상채팅을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셋톱박스가 점차 PVR 등 정보가전을 활용한 홈네트워크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셋톱박스의 궁극적 지향점은 홈미디어센터(HMC)로의 변신이 될 것이다.

 디지털 방송수신 기능이 고화질 영상저장, 원격제어, 홈 시큐리티, MP3 재생, DVD, 게임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결합해 가정의 핵심 디지털 가전기기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 HMC의 기본 개념이다.

 이러한 셋톱박스의 기술 로드맵은 먼 미래가 아니다. 급격한 속도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디지털 컨버전스가 디지털 홈게이트웨이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