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전자태그(RFID). RFID 기술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이미 수십년전 얘기다.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최근 들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오랜 진화 과정 속에 ‘내공’을 쌓아가며 발전해 왔다는 의미다.
RFID는 IC칩과 소형 안테나가 탑재된 태그나 카드상의 매체로부터 전파를 개입시켜 정보를 읽어내는 비접촉형의 자동인식 기술을 말한다. 현재의 RFID 기술은 여러 매체의 정보를 일괄적으로 읽어내거나 내장된 IC칩에 새로운 정보를 기입 또는 소거할 수 있어 재활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미 수 ㎜ 크기의 상품이 실용화됐고, 한층 더 작은 크기의 칩도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RFID 태그는 전원 여부에 따라 능동형 태그와 수동형 태그로 나뉜다. 쓰임에 따라 두 태그가 각기 또는 혼합돼 사용되고 있다.
◇RFID의 단계별 진화=RFID의 진화단계는 전문가와 학자마다 이견이 있으나 크게 네단계로 나뉜다.
첫째 ‘스탠드 얼론(Stand Alone)’은 RFID를 저주파 채널을 통해 리더가 인식, 컴퓨터로 시리얼을 통해 전송하는 단계다. 국내 RFID 관련 하드웨어 생산업체 대부분이 현재 이 단계에 있다. 주로 단품 형태의 리더나 태그 등을 제작·사용하는 단계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은 지엽적인 주차관리시스템이나 일시적 이벤트성 행사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사설 네트워크’ 단계다.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다수의 리더로부터 컴퓨팅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대형 SI업체들이 추진하는 각종 정부 시범사업에 적용되는 단계다. 각각 해당 사업분야에 대한 업무분석과 그에 대한 RFID 적용을 주 과제로 진행한다. 연관된 사업분야와 데이터 포맷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다음 단계인 ‘인터넷 단계’로 진화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기도 하다.
◇RFID의 미래=가장 가까운 미래 RFID의 모습은 인터넷 네트워크와 전자상품코드(EPC) 단계로 각각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네크워크 단계에 대한 주파수나 기본 데이터 포맷 등의 국제적 표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아직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EPC 단계는 RFID ID가 유니버설 코드로 확장되면서 EPC의 개념이 도입되는 것을 말한다. RFID가 비로소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시점이다.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발전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향후 RFID가 적용되는 서비스는 적은 정보량만으로도 가능했던 티켓자동체크, 자동차 자동 개폐와 같은 서비스에서, 모바일 환경하에서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는 물류관리나 전자화폐 같은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또 인간 대 사물(P2M)간 작용에서 ‘사물 대 사물(M2M)’간 작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FID의 명암=RFID가 많은 장점이 있지만 문제점도 안고 있다. RFID 제품에 보안 기능이 있지만, 저가로 만들어야 확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안 기능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위조가 가능하며 인증 받지 않은 자가 남의 정보를 알아내거나 데이터를 변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RFID 선진국은 역시 미국이며 많은 특허권을 갖고 있다. 현재는 특허권을 크게 주장하지 않고 있으나 국내 RFID시장이 확산이 되고 국내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지면 특허권를 주장하며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서는 정통부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업체의 기술력은 아직 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며 하드웨어 업체 역시 거의 모두 영세하다. 또한 예상보다 RFID 시장 확대가 늦어지고 있어 모든 RFID 업체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하지만 RFID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많은 문제점에 대비하고 RFID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업계와 해당 정부기관 모두 기술 연구,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고-RFID의 과거, 현재, 미래
: 조대진 유비알에프 사장 33333333@korea.com
사실 전자태그(RFID)는 이미 60여 년이나 된 구기술이다. 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이 자국의 전투기를 식별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 최초의 RFID 기술 도입 사례로 알려져 있다. 70년대 들어 응용분야에 대한 기초 기술 연구가 진행됐으며, 80년대부터 제조 공정이나 물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 RFID 기술이 국내에 적용된 것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현대, 대우, 기아, 쌍용 자동차 등 모든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이미 10여 년 전부터 생산 자동화 공정에 RFID를 적용했다.
많은 생산 공정에 바코드를 적용하지만 바코드는 고열에 타버려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고열에 타지 않는 특수 RFID 태그를 사용했다. 이런 특수용 RFID 태그는 10만원이 넘는 고가이며, 국내 기업들은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했고 실제 제조하는 회사가 생긴 지는 몇 년 안 된다. 국내에서 일반에 RFID가 적용된 것은 1995년 서울시에서 충전식 버스 카드를 도입한 것이 처음이다.
요즘은 서울시 승용차 요일제를 위한 RFID 스티커가 발부되고 있으며,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자동요금정산시스템인 하이패스도 RFID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또한 도서관의 대출 관리 및 많은 대학과 회사의 출입카드 역시 RFID를 적용한 것이다. 그 외에 정관장의 진품확인용, 카지노의 칩, 리조트의 객실 출입카드, 유치원생 안심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국내보다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멕시코 법무부는 직원의 어깨에 RFID 칩을 삽입하여 출입 통제를 하고, 동물의 귀에 칩을 삽입하여 위치 파악을 하며, 신생아 발목에 태그를 묶어서 아기가 바뀌거나 유괴되는 것을 방지하고, 월마트와 테스코의 상품 입출고관리, 미 국방성의 군수품 공급망관리, 교도소내의 죄수 위치관리, 미 국회의사당 내 사람들의 위치관리, 미국의 여권 위변조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라벨형)태그 가격은 2년 전만 해도 1000원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200원대로 급격히 내렸고, 국내 RFID 업체도 엄청나게 늘었으나 RFID 하드웨어 기술 수준은 미국 등의 선진국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주요 부품은 전량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RFID 등 정부 주도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앞으로 상품 하나하나에 바코드처럼 RFID 태그가 부착될 것을 예상하고 있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가격이야 앞으로 몇 년 안에 100원까지 내려가겠지만 RFID 기술의 제약성이 생각보다 많다. RFID 홍보 동영상이나 미래상엔 할인매장 카트 안에 상품이 실려서 그냥 지나가면 계산이 다 되는 것처럼 떠들지만 평범한 라벨형 태그로는 불가능하다. 특수 제작한 고가형 태그로나 가능한 기술이므로 그런 고가형 태그를 500원짜리 상품에까지 붙일 수는 없으므로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는 은행카드, 회원증, 주민등록증 등 많은 카드가 RFID카드로 바뀌어 카드를 제출하지 않아도 읽는 장치(리더) 주변에 접근하면 누구인지 인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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