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에도 고선명(HD) 바람이 불고 있다.
모니터업체들이 TV겸용 모니터가 ‘세컨드 TV’로 각광받으면서 HD TV 수신칩(튜너)을 내장한 프리미엄 모니터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이는 모니터업체들이 지금까지 디지털TV 완제품으로 TV시장에 정면 승부를 띄우던 것과 또 다른 형태의 TV시장 진출전략이어서 주목된다.
비티씨정보통신(대표 김성기)은 13일 HD TV를 수신할 수 있는 LCD 모니터 ‘제우스3000HD’를 출시했다. 20.1인치 와이드 패널을 채용한 이 제품은 LG전자 5세대 디지털TV 수신칩를 내장해 아날로그 방송은 물론 HD 디지털방송을 동시에 수신할 수 있다. 또 컴포넌트와 AV단자를 탑재해 DVD 플레이어, 홈시어터, 게임기, 휴대형멀티미디어기기(PMP) 등도 재생할 수 있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국내업체가 20.1인치 사이즈에서 HD TV 겸용 모니터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다음달에는 22인치, 연내 24인치 이상 제품으로 HD TV 모니터 라인업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24인치 와이드 TV겸용 모니터를 선보인 피씨뱅크21(대표 김기선)은 HD수신칩을 내장한 제품을 4분기에 출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에 앞서 오리온정보통신(대표 박충선)은 지난 6월 HD TV겸용 24인치 와이드 LCD모니터를 출시, 3개월간 2000여대를 판매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신제품을 중심으로 HD TV겸용 모델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에 HD수신칩을 내장한 모델을 따로 출시할 계획이며, LG전자도 조만간 출시할 22인치 모니터에 HD TV수신 모델도 추가할 방침이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젊은층과 독신자를 중심으로 TV 겸용 모니터 수요가 크게 늘어 ‘세컨드 TV’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HD수신칩을 내장한 모니터는 아날로그 TV 겸용 모니터에 비해 가격이 10만∼12만원 가량 비싸 급격한 수요확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피씨뱅크21 관계자는 “아직 HD방송 콘텐츠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1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사람은 얼리어덥터 등으로 한정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라인업을 갖추고, 프리미엄 모니터와 틈새 TV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