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강주성 빌게이트 사장

[이사람]강주성 빌게이트 사장

 “국내 LCD 모니터 제조업체로부터 첫 주문을 받았습니다.”

 강주성 빌게이트 사장(45)은 이달 초 수출 계약에 이어 내수 시장에도 반제품 LCD 모니터를 공급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빌게이트가 독자 개발한 반제품 LCD 모니터는 모니터 신호처리 부분인 AD 보드와 LCD의 백라이드유닛(BLU)를 구동하는 인버터를 일체화한 올인원 (All-In-One) 보드를 활용한 LCD 패널 장착 이전 단계의 제품이다.

 강 사장은 이달 초 싱가포르 DS멀티미디어와 반제품 LCD 모니터 44만대, 11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과 브라질, 말레이지아, 스페인 등지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DIY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19인치 와이드 및 22인치 와이드 LCD 반제품도 출시, 제품군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중국산 제품이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빌게이트가 저렴한 가격과 앞선 품질로 시장의 흐름을 바꿔 놓을 것”이라며 “ 입소문을 통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강 사장은 현대전자, 하이닉스반도체, 현대이미지퀘스트 등을 거치며 이른바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다. 그는 “최연소 이사 승진 등 특진과 사내 논문 경진 대회 1등 수상 등 자랑할 만한 게 꽤 된다”고 말했다.

 엔지니어로 출발한 강 사장은 마케팅과 신규사업 등을 통해 안목도 넓히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호시절을 뒤로 하고 강 사장은 지난 2003년 창업을 단행, 실패의 쓴 맛을 봤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닥까지 쳤다. 당시의 실패가 아직도 강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강 사장은 현재 개인 신용 회복 절차를 밟고 있다. 매달 급여 중 일부를 부채 탕감에 쓰고 있다.

 그는 “돈을 아무리 많이 벌더라도 약속한 시간보다 부채를 빨리 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 당시의 고통을 곱씹으며 실수를 재발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기업에서 중견 기업, 중소기업을 두루 섭렵한 끝에 1년간의 준비 끝에 빌게이트 창업이라는 제 2의 도전을 감행한 강 사장은 내년 매출 목표를 230억원으로 내걸었다. 강 사장은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새로운 개념의 제품과 시장을 만드는 데 당분간 전력투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제품 LCD 모니터 저변 확대가 그의 1차 목표다.

 일자리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르겠다는 강 사장은 “신용 회복은 물론이고 명예 회복도 할 것”이라며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사진= 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