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MS업계 "오라클 독주 막자"

‘오라클을 협공하라.’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업계가 부동의 1위 업체인 오라클과 한판 승부를 준비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DBMS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DBMS 시장점유율 50% 가량을 차지, 경쟁업체 추격을 불허한 DBMS업계 최강자지만 최근 경쟁업체들의 반격 수위가 만만치 않다.

 가장 먼저 불을 댕기 곳은 국산 DBMS업체들이다. 큐브리드가 한국오라클을 겨냥해 무료 DBMS를 선보인데 이어 알티베이스도 메인메모리(MM) DBMS와 관계형(R) DBMS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DBMS로 오라클을 압박했다.

 또 국내 최대 기업용 SW업체인 티맥스소프트도 최근 자사 2번째 상용 DBMS인 ‘티베로3.0’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티맥스소프트는 이번 신제품을 앞세워 오라클 사이트를 윈백할 계획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우리가 가진 미들웨어와 DBMS를 결합하면 오라클 제품의 성능을 능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오라클을 넘기 위해 국산 DBMS업체가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태헌 큐브리드 사장은 “내수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국산 DBMS업체간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업체들 발걸음도 빨라졌다. 한국오라클에 DBMS 시장을 내 준 한국IBM은 최근 전사자원관리(ERP) 1위 업체인 SAP코리아 제품에 자사 DBMS인 DB2를 최적화해 공급,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손종민 한국IBM 정보관리사업부 본부장은 “SAP와 공조를 통해 LG전자 등 오라클 사이트 윈백에 성공했다”면서 “DB2가 SAP에 최적화된 DBMS로 알려지면서 오라클 윈백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사이베이스도 각각 닷넷기반 플랫폼과 데이터웨어하우스(DW) 강점을 통해 한국오라클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한국오라클은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고객 요구 때문에 밝힐 수 없지만 한국IBM을 비롯해 대형 사이트 윈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데다, 유닉스 기반으로 철옹성을 구축해 경쟁사들의 윈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DBMS 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