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맨이 다시 뛰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IT시장은 IT맨에게 새롭게 무장하고 다시 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비쿼터스와 디지털 융합시대의 도래에 따라 IT시장은 다른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기술과 기업정신으로는 변화하는 추세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IT기업과 정부 부처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마인드를 갖춘 인력이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기업은 두개의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과 바뀌는 세상을 허덕이며 따라가는 기업이다. 전자는 살아남고 후자는 도태된다. 세상을 바꾸는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개척정신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조직이 존재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 내거나 시장 개척의 전초병으로서 기업의 변화를 이끈다. 그리고 항상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긴장감이 없는 조직은 이미 죽은 조직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신성장 동력 찾는다=기업에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고 변화를 요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조직의 핵심은 신사업을 꾸리는 팀이라 할 수 있다. 신사업팀은 업체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여러 팀으로 쪼개져 있는 경우도 있지만 기업이 미래를 책임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기업들은 기존 전공영역과 주특기가 다양한 인력을 뽑아 태스크포스를 구성, 신사업 추진을 맡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후에는 기술 및 서비스 융·복합으로 기존 업무 내용의 80∼90%가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바뀔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과 기술이 필요한지를 연구하고 실천할 조직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삼성·LG·KT·SK 등 대기업은 신사업팀에 연구개발(R&D)에서 상품개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른바 ‘별동대’ 역할의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 같은 신사업 추진은 중견 및 중소기업이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작지만 강한 기업이 각광을 받는 시대에 중소기업들도 신수종 사업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대기업이 손을 뻗치더라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보부상, IT한국 위상 높인다=신사업팀이 추진력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역할은 해외 시장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IT보부상들이 담당하고 있다.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는 한국의 IT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 해외 시장 곳곳을 누비는 우리의 수출 전사들이 맹활약중이다.
조선시대 보부상들은 조선팔도를 누볐지만 IT보부상의 무대는 국경을 초월해 전 세계가 무대다. 전통적인 수출시장인 미국·유럽·일본·중국 뿐만 아니라 중동·남미·아프리카 지역을 누비며 IT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들의 발로 뛰는 노력 덕분에 기업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얻게 되고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감행할 수 있게 됐다.
오늘도 IT보부상은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품으로 국가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휴대폰·반도체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신화를 탄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테크노크라트가 대세다= 정부 부처도 변하고 있다. 과학적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을 소유한 테크노크라트들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관료는 절대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관료들은 산업현장과 기술을 알고 업계의 애로점을 파악하는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가 되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관료가 목에 힘을 주고 기업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지났다.
법·제도 등이 일반적인 트렌드보다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볼때 이러한 변화를 예상하지 못한채 설익은 법·제도를 만들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을 낳게 된다.
유비쿼터스와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테크노크라트가 각광을 받는 이유이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