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IT서비스 업계는 스포츠·방송·금융 등 차별화된 전문성과 시장경험이 요구되는 특화 시스템으로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동남아 국가의 중앙은행 전산시스템 프로젝트에서 잇단 승전보를 울리고 있으며 쌍용정보통신은 스포츠SI라는 독자영역 구축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형 스포츠 행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동부정보기술도 해외사업 전담부서를 신설, 중국·일본 등 현지업체와 견고한 파트너십을 맺고 토종 IT서비스와 솔루션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피보텍도 국내외 유망 솔루션 업체 인수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남미와 중동 등 신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수행한 해외 프로젝트와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성공모델과 노하우를 무기로 u시티, 전자정부·전자주민증·여권 등 정부·공공 분야 사회간접자본(SOC) 성격이 짙은 사업과 의료·방송·바이오 등 새로운 특화 분야를 개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은 수임기간이 길고 현지 시장정보와 네트워크, 신뢰도 등의 요인이 크게 작용함에 따라 우리 정부기관과 협회, 중소 유망 솔루션 업체 등을 아우르는 선단식 민관협력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현대정보기술
현대정보기술(대표 백원인 http://www.hit.co.kr)은 동남아 국가 은행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IT의 우수성을 전파하며 독자적인 수출영역을 만들고 있다. 지난 8월 베트남 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자사 솔루션 ‘코레뱅크(Kore-Bank)’의 라이선스를 추가로 공급한 것을 비롯해 260만달러 규모의 파키스탄중앙은행 시스템관리(SM) 사업을 따내는 등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베트남중앙은행 등 동남아 각국의 최대 은행들이 세계은행으로부터 1억달러의 차관을 승인받은 뒤 금융 인프라 선진화를 지상과제로 내세우고 있어 이를 충족하기 위한 대형 IT서비스(SI) 프로젝트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축적한 해외 네트워크와 경험을 토대로 공공·의료·바이오보안 등 분야로 사업영역 확대를 추진중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전자정부 분야에서 이미 파키스탄 신드주와 전자정부 로드맵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원격의료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국가간 협진모델을 구현중인 의료부문에서는 최근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원격진료,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중소병원 자동화 솔루션 등에서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한 수출을 모색중이다.
바이오 보안인증 분야에서는 국책사업에 해당하는 전자여권·주민카드, 출입국관리 및 범죄수사자료 데이터베이스(DB) 사업 등에 주목하고 있으며 최근 홍콩·나이지리아·인도네시아 등의 현지업체와 협력을 모색중이다.
현대정보기술은 더욱 효율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5월 글로벌마케팅부를 대표 직속으로 신설, 핵심 비즈니스 솔루션을 위한 마케팅 전문인력을 가동하고 미국·베트남·파키스탄·중국·UAE 등 해외 5개 지사와 자회사와 유기적인 연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종합상사·대우인터내셔널·LG상사 등 무역종합상사들과 긴밀한 영업망 협력관계를 갖고 중앙은행 전산화, 바이오보안인증 및 전자태그(RFID) 관련 사업을 중동 등 신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
쌍용정보통신(대표 송완용 http://www.sicc.co.kr)은 전략 특화사업으로 육성하며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스포츠와 방송 IT서비스(SI)로 글로벌화의 기치를 높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스포츠SI 전문업체를 표방하는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등 국내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대회를 석권하면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전 세계 축구팬을 열광시켰던 ‘2002년 한일 월드컵’, ‘2005 서아시아 경기대회’를 비롯해 스포츠 분야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5100만달러 규모의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대회종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따내며 세계 스포츠SI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도하아시안게임은 세계 스포츠SI 시장의 강자인 아토스 오리진 등 메이저 업체들을 따돌려 시장지형을 바꾸는 쾌거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은 오는 2007년 태국 방콕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0년 월드컵 등을 차기 목표로 설정, 수주전에 나서 명실상부한 세계 스포츠SI의 강자로서 면모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대회관리·경기관리·인터넷·인포·대회지원 등 시스템으로 구성된 대회 종합정보 시스템을 대회규모에 맞춰 시스템별로 패키지화하고 대회 성격에 따라 차별화된 비즈니스모델을 수립, 시장활로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또 스카이라이프 디지털위성방송 통합 시스템, KT 홈디지털서비스(TV VOD) 시스템 등의 성공적인 구축으로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방송 SI 부문도 중국, 동남아 국가 등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방송사, 이동통신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통방융합 서비스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이들 사업 경험을 토대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기대되는 디지털 지상파 방송시스템(DTTB),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디지털홈, IP TV 등의 잠재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동부정보기술
동부정보기술(대표 조영철 http://www.dongbuit.co.kr)은 지난해 해외사업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데 이어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사업부를 신설,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돌입했다.
하반기 경영전략의 중심축으로 △IT서비스 품질 선진화 △인적 역량 강화 등과 함께 ‘대외사업 개척 가속화’를 설정한 동부정보기술은 현지화가 해외사업의 관건이라고 보고 일본·중국 등 현지 유력기업들과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체결, 효과적인 현지진출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일본 최대 IT서비스 아웃소싱 전문업체인 트랜스코스모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동부정보기술은 현재 솔루션 수출과 인재 교류 등 다각도 협력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현지 IT서비스 부문 1위 업체인 뉴소프트(Neusoft), 공공 시장 전문업체인 홍우청산 등과도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재 국산 웹기반 시스템관리 솔루션의 현지 공급을 위해 뉴소프트와 총판계약을 추진중이며 이를 토대로 향후 중국내에서 솔루션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홍우청산과는 환경·전력 분야 등에서 우수한 국산 공공 솔루션을 활용해 특화된 시스템 시장수요를 발굴한다는 목표다.
동부정보기술은 해외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수주형 사업을 지양하고 자체 수익으로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사업모델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련 인재 발굴과 역량 축적, 잠재고객 발굴 등에도 노력을 경주해 해외 솔루션 및 서비스 사업에서 입체적인 지원과 성과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오세현 상무는 “일본과 중국 등을 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리스크 최소화, 이익 극대화, 사업역량 확보 등 원칙에 부합하는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정보기술은 올해 들어 CMMI 레벨3 인증 획득, 선진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 도입 등으로 품질기반을 강화했고 하반기에도 CMMI 레벨5와 ISO20000 인증을 추가로 받아 글로벌 수준의 IT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피보텍
올해 초 사명 변경과 함께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피보텍(대표 김기종 http://www.pivotec.co.kr)은 기술력이 검증된 해외 솔루션 기업 인수, 해외지사 설립을 통한 거점 마련, 해외 현지 유력 채널과 파트너십 체결 등 4대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이뤄진 미국 지문인식솔루션 선도업체 시큐젠(SecuGen) 인수는 해외시장에 대한 피보텍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시큐젠은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60여개국에서 고객을 확보한 기업으로 독립형 지문 인식 모듈부터 지문인식 기반 각종 주변기기에 이르는 폭넓은 제품 영역을 자랑한다.
피보텍은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한 시큐젠을 앞세워 북미 지역에 집중된 영업력을 중남미 지역으로 확대하는 한편, 이미 국내외에서 검증된 수준높은 통신 엔지니어링·시스템통합(SI)/네트워크통합(NI) 기술을 토대로 IT서비스 분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넘치는 오일 달러로 대형 IT프로젝트가 쏟아지는 중동 지역은 현지 법인설립을 통해 시장발굴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중동 법인 설립에 이어 최근에는 이란의 통신 엔지니어링 기업인 MTC,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IT 컨설팅 기업인 보비안 제너럴 트레이딩 등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피보텍은 현지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고객 서비스를 목표로 신규 고객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피보텍이 중남미·중동 지역과 더불어 해외 전략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는 중화권 시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현지 법인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시장조사를 마치고 구체적인 설립 절차에 착수한 피보텍은 현지인 채용을 늘리고, 이미 현지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과 제휴를 확대해 철저한 현지화된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김기종 피보텍 사장은 “피보텍은 치열한 국내 IT 시장에서 무리하게 새로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해외시장에서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사업은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신 해외 사업에 투자를 집중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