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삼성전자는 40나노 32기가 메모리를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전하를 도체가 아닌 부도체 물질에 저장해 셀 사이의 간섭 문제를 해결한 CTF(Charge Trap Flash) 기술 덕분이었다. CTF 기술은 앞으로 20나노 256기가까지 집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그 이상의 집적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해결 방안 중 대표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것은 전자의 스핀을 이용하는 ‘스핀트로닉스’다. 전자는 핵을 중심으로 공전하면서 동시에 자전을 하는데 이를 스핀이라고 한다.
전자의 자전방향은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 두 가지가 있다. 이를 이용해서 스핀을 위(↑) 아래(↓)로 구분해 하나의 신호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핀이 시계방향으로 돌면 ‘0’, 반대방향으로 돌면 ‘1’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면 전자 하나가 1비트가 되기 때문에 이론상 원자 하나만으로 수백비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스핀 현상을 관찰하려면 나노초보다 더 짧은 펨토초(fs, 1조 분의 1초) 동안 일어나는 현상을 볼 수 있어야 하고, 집적밀도가 1테라비트/㎠(1Tb=1000Gb)인 스핀정보물질 개발을 위해서는 뛰어난 성능의 나노정보자성체를 제조해야 한다. 이처럼 나노기술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스핀트로닉스는 ‘나노스핀트로닉스’(Nanospintronics)라 불리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전자공학이 전기량으로 반도체를 조절하는 전하엔지니어링이었다면, 차세대 전자공학은 자성체의 스핀을 이용하는 스핀엔지니어링이 될지도 모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