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4)]IT서비스업체 전략-"해외 눈돌리면 미래가 보인다"

 “국내 시장은 좁다. 세계로 눈을 돌려라.”

 지난해 IT서비스 세계 시장 규모는 가트너 평가 기준으로 6244억달러, 한화로는 564조원 규모다. 이에 반해 국내 시장규모는 10조원 가량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1.8%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제규모는 세계 11위에 IT강국으로 평가되지만 IT서비스 시장규모는 하위권에 머문다. 때문에 내수시장은 성에 찰리 없다. 눈을 세계로 돌려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최근 몇 년간 IT서비스 업계는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해왔다. 올 들어선 그간의 수출 노력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힘입어 IT서비스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들까지도 특화 사업을 무기 삼아 세계 공략에 나설 태세다.

 삼성SDS는 4년 후인 2010년에 매출 8조원 시대를 열어 IT서비스 업계 글로벌 톱10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선 해외시장에서의 블루오션 개척이 필수라고 판단,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의 해외시장에서 새 수요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당장 올 들어선 중국 베이징 지하철 10호선에 2600만달러 규모의 승차권발매 자동화시스템(AFC:Automatic Fare Collection)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AFC 중국 수출 누계 1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도 이끌어냈다.

 LG CNS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중국 글로벌 개발센터를 개설하는 등 중국·미주·유럽·인도·일본 9개 단독·합작 법인을 통해 세계 경영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특히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해선 현재 500명 규모인 현지 법인 규모를 연내에 600명 수준으로 대폭 늘린다.

 이를 통해 지난해 4800만달러이던 중국법인 매출을 올해는 7000만달러, 2010년엔 2억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IT아웃소싱을 중심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착수했으며, 연내에 중국 선양을 시작으로 중국 및 동남아시아 권역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할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포스데이타도 최근 중국 베이징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승격하고 아웃소싱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현지 철강 고객사 위주로 전개해오던 시스템통합(SI)사업을 비철금속 분야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사업도 강화해 사업다각화도 병행할 예정이다.

 동부정보기술은 일본 트랜스코스모스와 공동으로 추진해오던 현지법인 설립작업을 하반기 중에 마무리하고, 중국의 홍우청산 등과 제휴를 토대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솔루션 수출과 공공분야 SI 사업을 본격화한다.

 피보텍은 아랍권 국가를 대상으로 SI와 솔루션 수출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최근 두바이 사무소를 법인으로 승격하는가 하면 홍콩과 싱가포르를 대상으로 추진중인 신설법인 설립작업을 연내에 마무리해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에 나선다.

 이밖에도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NDS 등 대다수의 중견 IT서비스 업체들이 그간 갈고 닦아온 공공 및 금융분야와 스포츠 분야 등 SI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IT강국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과시하고 있다.

 김현수 한국IT서비스학회 회장은 “국가별로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60∼80%에 달하며 이중 정보화혁신을 주도하는 IT서비스 시장은 거대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국내 IT서비스 기업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최근 업계에서 일고 있는 해외 시장개척 노력은 토종 IT서비스의 글로벌화 시대를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기고-품질 혁신이 글로벌 스탠더드의 출발점이다

: 이지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 

 최근 IT서비스업계에서는 품질에 대한 논의가 전사적인 차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점점 다양해지는 고객의 니즈를 적극 수용하고 복잡·대형화하는 정보시스템을 체계화시켜 최적의 서비스를 구현키 위한 방법으로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

 품질 향상의 수단으로는 CMMI, ISO, BS, SLA 등 IT서비스 관련 국제 품질인증 획득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인력 및 조직의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외 신인도를 제고시키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품질에 대한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IT서비스에 대한 경쟁력이 담보될 수 없으며, 새로운 시장 획득과 창출의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품질 향상과 혁신은 글로벌 스탠더드의 출발점이다. 그러면 효과적이고 경쟁우위의 품질력을 확보하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국제 품질인증 획득 노력의 강화이다. IT서비스 사업도 국제경쟁이라는 큰 틀에서 경영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무시하고 사내 표준만으로는 글로벌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세계 시장의 약 2%에도 안되는 국내 시장을 넘어서 세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세계가 공통으로 인증하는 국제 표준에 상응하는 품질인증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품질 경영을 위한 기업 문화의 정착이 요망된다. 품질인증 획득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인증 획득을 위한 일시적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 문화로 내재화하는 모습이 더욱 바람직하다. 조직과 구성원이 항시적으로 품질개선 노력을 기울이며, 학습하고 체계화시키는 과정이 요구된다. SW의 컴포넌트기반개발(CBD) 노력을 통해 공정을 모듈화해 생산성을 진작하고, 이를 표준화해 사내에 지식관리(KM)화 하는 문화 정착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품질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생산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현재의 헤드 카운팅 방식의 제도 하에서는 실질적으로 프로젝트의 공수를 단축하거나 투입인력의 유연한 재배치 등에 제약이 있어 생산성 노력에 한계를 노정시키는 결과로 기인된다. 따라서 프로세스의 합리화 노력과 발주문화의 선진화가 기업 품질 경영을 선도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합심적 노력과 품질문화가 성숙해지면 자연히 지금의 저가 수주 경쟁보다는 서비스 품질력에 의한 합리적이고 선진적 IT서비스산업의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