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소재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M&A를 추진하는 기업의 행보가 사업 다각화 및 신규사업 강화 등 중장기 비전 실현을 위한 포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때보다 중량감을 더하고 있다. 이는 전후방 디스플레이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주요 기술 간 융합 추세에 따른 시장변화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연구개발·마케팅 등 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역량 강화·사업 다각화=기업 간 M&A의 목적은 기존 비즈니스 성과를 바탕으로 한 역량 확대 및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다각화로 요약된다.
LCD 계측장비 제조업체 에스엔유프리시젼(대표 박희재)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업체와 플라즈마 업체에 잇따라 투자, 사업 다각화 행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은 OLED 증착장비 업체 에이엔에스 지분 32.7%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시켰고 플라즈마 전문업체 에스이플라즈마의 지분 19.2%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OLED 장비분야 진출을 공식화한 데 이어 플라즈마를 이용한 반도체·LCD 장비 및 환경 사업 분야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AMIC(대표 서충모)는 핵심 신규 사업인 실리콘상층액정(LCoS:Liquid Crystal on Silicon) 패널 부문 조기 안정화를 목표로 연구개발 투자를 겸해 반도체 IC 설계회사 유니디스플레이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AMIC는 유니디스플레이 지분 46.49%를 확보했다. 서충모 사장은 “유니디스플레이 인수를 계기로 대형 HD프로젝션TV의 핵심기술인 실리콘상층액정 분야에서 칩 설계기술과 모듈 양산기술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PCB 관련 도금액 및 자동화설비 전문 업체 케이피엠테크(대표 채창근)는 플라즈마 기술을 보유한 P&I의 지분 10%를 인수,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휴대폰 전자파 차폐 및 은 나노 입자 사업을 시작했고 화학약품을 이용한 기존 습식도금을 개선한 건식도금 기술개발에도 나섰다. 이에 앞서 아이브릿지(대표 홍승원)는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럭스피아 지분 40.89%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시킨 데 이어 기존 디스플레이 사업 강화를 목표로 OLED 장비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M&A, 확대·재생산=디스플레이 장비·소재 기업의 M&A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고객의 원가절감 및 공정혁신 노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요구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을 매개로 한 기업 간 짝짓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지분 투자를 통한 합작은 물론이고 동종·이종 기술 기업 간 협력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기업 간 M&A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M&A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 시장 개척과 외연 확장에 성공한다면 소기의 목적을 조기 달성하는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는 중견·중소기업 간 이합집산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원배기자@전자신문, adolfkim@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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